[동경=김형철특파원]일본경제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헤이세이(평성)경기라는 이름아래 사상유례없는 장기호황을 누려온
일본경제가 지난해 하반기이후 급격히 퇴조하고 있다.
주가가 바닥을 모른채 내려앉고 있고 "거함일본"을 이끌어온 주요기업들도
예외없이 매출부진과 이익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투자와 해외투자가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내수시장도 부진에
빠져있다. 은행등 금융기관들도 경기부진의 여파로 연쇄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평성불황" "버블불황"이란 말까지 생겨나고있다.
다이이치(제일)증권사는 지난3월로 끝난 91회계연도중 일본상장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이 12.2%,상장제조업체의 이익은 20.5%씩 각각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전자의 당기순이익은 30%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GNP(국민총생산)성장률도 크게 둔화되고있다. 91회계연도중 GNP성장률은
90년도의 5.5%에서 3.6%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못해 일본경제계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민간경제계는 향후경기의 척도인 기업설비투자규모가 올해는 전년대비
감소세를 면치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3년간 연평균 4.6%의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란 정부전망과는 대조적이다.
GNP성장률도 2.7 2.8%선에 그쳐 정부전망치 3.5%를 크게 밑돌 것이란
분석이 일반적이다.
일본경제가 이같은 상황에 처한것은 거품경제의 붕괴와 함께 주식및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진 점이 직접적원인이 되고있다.
자산가격의 하락은 가계와 기업의 자금사정을 급속히 악화시키고 있다.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자금조달비용 역시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은행등 금융기관도 자산가격하락의 영향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으며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일경평균주가지수는 하락을 거듭,13일현재 17,236.65에 그치고있다.
5년전의 수준이자 최고치를 나타냈던 89년말의 38,915.87에 비해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본정부와 일은은 꺼져가는 경제를 살리기위해 긴급경제대책과
재할인율인하등의 비상조치를 내놓았지만 경제계와 증시등의 반응은
시큰둥한 형편이다.
일본경제의 어려움은 구미등 여타국가들까지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
미의회 상원은행위원회는 오는17일 일본경제의 동요가 자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한 청문회를 예정해놓고 있다.
현재의 일본경제가 본격적인 불황의 서막인지,단순한 조정국면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