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선생 암살범 안두희씨(75)가 사건이후 최초로 "당시 김창룡
특무대장의 사주를 받아 범행했다"고 진술, `백범암살사건의 전모를 밝
히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안씨는 12일 오후 인천시 중구 신흥동 동명아파트 502호 자택에서 민
족정기구현회 회장 권중희씨(56) 일행 3명에게 "당시 조선호텔 앞 `대
륙상사''로 위장된 특무대의 김창룡씨 사무실에서 김씨와 단둘이 만나
백범 암살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진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동안 진행된 권씨 일행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안씨는 또 "김씨가 그때 `백범은 단정수립을 반대하는
등 대한민국에 해를 끼칠 사람이므로 제거해야 한다''고 나를 세뇌했다"
고 진상을 털어 놓았다.
그는 "김씨가 백범암살과 관련,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았지만 자주
백범을 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김씨의 당시 세도와 위치를 감
안할 때 백범제거 암시는 지령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안씨는 그후 " `백범을 가까이 할수 있는 길을 찾으라''는 김씨의 지
시에 따라 서북청년회에서 알게된 한독당원 홍종만씨의 소개로 한독당
에 입당했다"면서 "범행일자와 방법등은 모두 나혼자 결정했지만 암살
한달 전까지 여러차례 김씨를 만났다"고 말했다.
안씨는 "백범암살이후 김특무대장이 지난 56년1월30일 저격당해 죽기
까지 계속 긴밀한 관게를 유지해 왔으며 그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와
지금까지 배후인물을 털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 동아일보 13일자 1면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