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는 지난 10일 대기업의 사모사채발행한도를 설정하여 상법상
사채발행한도의 15%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사모사채발행제도 개선방안"을
이달중에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4월현재 사모사채발행잔액이 이미 한도를 넘은 대기업에 대해서는
93년3월말까지 유예기간을 주되 유예기간에는 순증발행을 허용하지 않고
차환발행만 할수있도록 했다.
적용대상은 "금융기관여신 운용기준"상의 대기업이며 중소기업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은행 단자사는 대기업이 발행한 사모사채인수잔액을 앞으로 1년안에
현재의 50%로 줄이며 보험회사는 사채발행잔액의 10%이내에서만 인수해야
한다.
사모사채발행은 89년에 39건 3,210억원으로 전체사채발행의 46%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407건 2조6,171억원으로 늘어나 20. 5%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올들어서는 1분기에만 84건,6,703억원으로 32. 2%까지
높아졌다.
이처럼 대기업의 중요한 자금줄로 떠오른 사모사채발행을 제한하는
이유로는 다음의 몇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사모사채인수는 사실상 금융기관대출의 성격이 짙으나 대기업의
여신한도관리대상에서 빠져있어 여신관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둘째로 사모사채발행은 기채조정협의회의 조정대상에서도 빠져있어
채권발행물량 조절을 통해 증시안정을 꾀한다는 정책목적에 어긋난다.
셋째로 사모사채는 공모사채보다 금리가 높아 우선적으로 인수되기 때문에
공모사채의 유통수익률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시중금리의 하향안정을 위해
애쓰는 재무부로서는 이를 내버려둘수 없어 또다시 행정규제의 칼을 뽑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금리수준이 선진국은 물론 이웃인 대만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높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나마 공사금융시장의 이중구조로
부도사태등 경제여건이 좋지않을 때에는 필요한 돈을 구하는것 자체가
어려워진다. 돈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므로 돈값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됨은 물론이다. 따라서 자금난해소와 금리안정의 방법은
자금공급을 늘리고 수요를 줄이는수밖에 없다. 문제는 어떻게 수요를
줄이고 공급을 늘리느냐에 있다.
통화공급확대는 물가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있고 일방적인 자금수요억제는
실물경제를 위축시키기 쉽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재무부의 규제에 따른
시장금리안정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으나 그보다는 인위적인 금리규제의
완화를 통한를 시중부동자금의 유입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금리안정
못지않게 자금확보를 통한 연쇄부도의 방지가 긴요하기 때문이다.
금리안정은 정부규제등을 통해 조급하게 서둘러 이루어지지 않는다.
돈이란 물처럼 수익성이 좋은 쪽으로 흘러가게 마련이므로 매점매석 탈세
부정부패등 불법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는 지하경제등을 먼저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본다.
금융이란 실물경제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므로 금융시장의 개선은
실물부문의 구조개선을 통해서만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수 있다.
***** 보수당승리로 끝난 영국 총선교훈 *****
존 메이저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의 최근 영국총선승리는 전세계를
향해 몇가지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우선 어느 국가에서건 올해 선거의 최대 이슈가 바로 경제문제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금년에는 미국을 비롯해서 유난하게 많은 선거가 있다.
냉전이 사실상 종식된 지금 관심은 자연 경제회복에 쏠릴수 밖에 없다.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등 거의 모든 선진공업국들이 불황과 인플레의
갈등속에 경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현실은 특히
심각하다. 실업인구가 300만을 넘고 산업생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한편으로 년율4%가 넘는 인플레가 계속되고 있다.
다음으로 사회주의와 진보적 사고의 세계적인 퇴조 경향을 또한차례
확인시켜주었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은 그자신 경기회복과 경제안정을
위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노동당이 집권할 경우
사회보장을 확대하는 대가로 증세와 기업활동에 대한 정부개입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함으로써 영국국민,특히 중산층을 보수지지로
선회시키는데 성공했다. 영국국민은 요컨대 불확실성대신 안정,최선이
없는 가운데 차선을 선택했다.
마지막으로 지도자의 중요성을 새삼 환기시켜준 선거였다. 총선결과를
외신이 메이저총리의 "개인적 대승"으로 전한것처럼 메이저총리에 대한
국민의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와 인기가 예상을 뒤엎고 보수당을 승리로
이끌었다. 선거운동기간중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이 시종 노동당에
밀렸었지만 메이저총리의 인기도는 60%이상이었다.
많은 국가들이 지금 지도자의 빈곤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믿고
따를만한 지도자의 부재를 탓한다. 영국은 메이저를 선택했다. 이제 그는
영국경제를 되살리고 유럽과 세계속의 영국역할을 소신있게 개척해 나갈
책무와 힘을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