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저PER주는 연일 상한가행진을 지속하고
대형제조주 금융주는 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종합주가지수가 16포인트나 하락했음에도 상한가종목이
무려 2백6개나 나왔다. 이런현상은 최근 자주 목격되고있다.
증시에서 저PER주는 "축복받은 주식"으로 떠오르고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오던 대형주 금융주는 "버림받은 주식"으로 전락하고있다.
그결과 저PER주를 산 사람은 엄청난 투자수익을 올리고 있으나 대형주
금융주를 잡은 사람은 "깡통계좌"를 만들기까지 했다.
예를들어 26일현재 주가가 14만8천원인 태광산업의 주식을 지난
10월중순에 산 사람은 약3백%의 투자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증권주중 대우증권을 같은시기에 산 사람이라면 약40%의 손실을
보았다.
투자자사이에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저PER주강세 대형주약세로 요약되는 최근 주가양극화의 원인은 두가지로
대별된다.
우선 주식투자관행에 질적변화가 정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시개방과 더불어 과거의 업종별 주가동조화현상이 퇴조하고 기업의
본질가치를 추구하는 합리적 투자관행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증시가
선진화되어가는 증좌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에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투자자들이 마땅히 살 종목이 없어
불가피하게 저PER주를 선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금과 같이 실물경제사정이 악화되고 자금난이 지속되는 증시여건에서
투자자들이 미래수익을 바라고 대형주나 금융주를 사기는 어려워 할수 없이
저PER주에 투자한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볼때 저PER주는 반사이익을 누리는 셈이다.
그러나 증권계의 지배적 해석은 이러한 저PER주에 대한 소극적 투자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이 질적 변화국면에 접어들었다는데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거들떠보지도 않던 이들 저PER주가 각광을 받은 계기는
외국인매수에서 마련됐지만 외국인투자가 한산해진 이 시점에서도
저PER주상승에 관성이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저PER주가 향후 시장의 주도주로 정착하리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저PER주는 값이 오르더라도 거래량이 없어 미래증시의 주인공이 될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해당 기업이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증자를 하거나
저PER주물량을 많이 보유한 투자자가 이익을 실현키위해 물량을 내놓으면
유통의 대중성이 확보될수 있다는 예측을 하는 분석가들도 있다.
저PER주가 시장주도주로서 확고한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분석에 대해 저PER주의 득세는 경기가 회복될때까지 잠정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는 분석가들도 있다.
이들은 우선 PER가 낮은 기업은 수익성은 높더라도 성장성이 보장됐다고
할수 없어 증자의 필요성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저PER주거래는 기관간에 일어날뿐 일반투자자는 외면하고 있다는
현실도 제시한다. 일반투자자는 아직도 대형주 금융주에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분석가들의 상반된 전망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고PER주를 팔고 저PER주를
사는 시장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안상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