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들은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성장을 기록했으나 금융 비용
증가로 인해 저채산성을 나타내는 등 실속없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동서경제연구소와 본사가 12월결산 상장기업(5백28개사) 가운데
이날 현재 정기주주총회를 마친 4백1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해
매출액은 총 1백32조8천6백43억원으로 90년에 비해 2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외형신장률은 수출과 내수부진으로 지난
89년에는 9.7%에 불과했으나 90년(18.6%)이후 다시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제조업의 경우 매출액이 74조1백31억원으로 전년도보다 16.9%
증가한데 그친데 반해 비제조업은 58조8천5백11억원으로 25.6%나 크게
증가하는 등 작년중 우리나라 기업의 외형성장은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당기순이익은 작년중 총 3조3천2백2억원으로 전년도보다 13.6%
증가, 90년의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반전되긴 했으나 외형성장세에 크게
뒤져 기업들의 수익성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비제조업의 순익은 1조9천2백96억원에 달해 전년도보다 21.3%
증가한 반면 제조업의 경우는 1조3천9백6억원으로 4.4% 신장에 그치는 등
제조업의 영업실적이 특히 실속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중 증시침체로 인한 기업들의 직접금융부진 및 그에 따른
부채증가로 순융 비용(지급이자-수입이자)은 90년보다 28.6% 증가한
4조5천9백15억원에 달해 매출액에 대한 금융비용부담률이 90년 3.5%에서
91년에는 3.7%로 높아졌다.
또 원화가치 절하추세에 따른 순외환비용도 2천7백90억원에 달했는데
이에 따라 경상이익은 10.5%를 기록, 외형신장률과 당기순익증가율에 크게
못미쳐 우리나라 기업들의 구조적 취약성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업종별로 보면 보면 신도시건설 등 주택경기에 힘입어 건설업의 경우
매출액이 42.3%, 순이익이 47.2%나 각각 늘어났으며 시멘트 등 비금속
광물도 매출액 26%, 순이익 37.4%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차금속업종도 외형이 16.9% 증가한 가운데 순익은 20.8% 늘어나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수출관련업종인 섬유의복, 전기전자, 석유화학 등은 매출이
11-19% 증가한 반면 순익은 90년보다 2-19%정도 감소해 대외경쟁력 및
채산성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