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우의 수산물내수사업부서가 떨어져나간다. 대우는 물자사업본부
내에 수산1,2과로 나뉘어있는 수산부를 수출입만 전담토록하고 내수부문은
분사화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분사방식은 기존직원들가운데 분사참여희망자를 퇴직시켜 이들의
퇴직금으로 자본금을 조성,별도법인을 설립케 하는것이다. 이 사업에는
담당이사등 7 8명의 직원들이 참여를 희망,이미 법인설정준비를 끝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빠르면 3월중 수산물내수전담의
별도법인이 발족된다.
새 법인에 참여키로 한 한관계자는 "자본금은 참여임직원들의 퇴직금
범위내에서 조성키로 결정한만큼 2억원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서울과 부산두곳에 사무실을 마련,3월중 독자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물자사업본부장을 맡고있는 홍세희이사는 "새로 발족될 수산물내수
영업전담법인은 퇴직희망자들의 출자로 설립되는 것이며 대우는 전혀
자본참여하지않을것"이라며 "대우의 지분이 전혀 들어가지않는만큼
자회사성립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방식의 분사가 이루어진 것은 이번 대우의 경우가 처음은 아니다.
(주)선경이 지난89년 의류사업부의 자재부문직원11명을 중심으로
의류부자재내수구매전담법인을 설립,관련영업을 본사조직에서 떼어넘긴
일이있다. 선경은 이 법인을 통해 부자재등의 내수물자를
1백%구매하고있어 사실상 "분사화"의 효과를 거두고는 있으나 이 역시
선경은 직접 자본참여를 하지않고있어 통상적인 자회사설립이라고는 볼
수없다.
대우가 이번에 수산물내수영업의 분사화를 단행키로 한 것은 비대해질대로
비대해진 본사조직을 조금이라도 줄여 최근 수출부진등으로 어려워진
"경영관리의 하중"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움직임은 대우뿐아니라 삼성물산 럭키금성상사 (주)선경 (주)쌍용등
대부분 종합상사들사이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초 조직개편에서 봉제 정보통신등 일부사업부서를
"사내분사조직"으로 분리,사장이 직접 관리하는 영업체계를 마련했다.
삼성의 경우는 대우 선경등과 달리 별도법인화의 단계까지는 밟지않고
사내조직으로 존립시키고있지만 업무기획 집행 결산등을 중간관리층이
관여하지않고 직접 최고경영자가 직할토록 조치,사실상 "분사"에 가까운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우는 이번 수산물내수영업의 분사화조치와는 별도로 지난해부터
사내창업제도를 실시,정보통신 유통 서비스 물자 화학등의 창업희망자를
모집해 별도법인으로 분리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있다.
이 프로그램과 관련,아직 실제 창업투자는 이루어지지 않고있지만 섬유
식품등 일부분야에서 구체적인 분사계획이 진행되고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럭키금성상사 쌍용등도 의류등의 분야를 대상으로 분사화방안이
검토되고있다.
종합상사들의 고민은 그러나 본사의 직접출자에 의한 자회사설립방식의
영업조직정리가 쉽지않다는데있다. 상사들이 분사화를 검토하고있는 섬유
수산등의 업종이 대부분 중소기업고유업종으로 지정돼있어 대기업인
종합상사들의 출자가 사실상 제한돼있기 때문이다.
상사들은 이때문에 궁여지책으로 사내에서 분리대상영업분야의 퇴직
희망자를 모집,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해주는 방법으로 분사를 추진할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이방법을 이용하기에는 한계가있다. 기존임직원
들의 자발적인 퇴직에만 의존해야하기 때문이다.
관련임직원들입장에서는 별도사업의 전망이 확실하지않은 상황에서 선뜻
퇴직,새로운 "모험"을 하는데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때문에 대부분 종합상사들이 방만해진 영업조직을 정비하고 경영효율화를
꾀하기위해 다각적인 분사계획을 마련해놓고서도 선뜻 실행에 옮기지못하고
있는것이다.
이는 일본종합상사들의 경우와 크게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토추 미쓰비시
미쓰이 닛쇼이와이등 일본종합상사들은 자회사설립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않음에 따라 지난70년대부터 본격적인 "자회사전략"을 추진,상사마다
1천개안팎의 자회사를 거느리면서 경영효율화의 효과를 거두고있다.
국내종합상사들이 관련법규제한등으로 분사화전략추진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가운데 대우가 시도하는 "수산물내수분사화"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