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상장기업들은 시중자금난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의 증대와
고율의 임금인상 등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외형과 순익이 모두 두자리
수 증가를 기록하는 호조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같은 영업실적의 호전추세는 주로 건설 및 내수 관련업종의
수익성이 증대됐고 영업활동과는 무관한 부동산처분 등을 통해 특별이익을
발생시킨데 따른 것이어서 전반적인 영업내용은 실속이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대신경제연구소가 5백28개 12월결산 상장회사 가운데 포항제철 등
2백4개 사의 지난해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62조3천6백65 억원과 1조7천9백28억원에 달해 전년보다 21.3%와
18.0%가 각각 증가했다.
고금리추세에 따른 금융비용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건설, 철강, 조립금속 등 주로 건설관련 업종의 수익성이
호조를 보인데다 국제상사 와 금호 등 부동산처분을 통해 특별이익을 올린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건설과 내수 관련업종의 수익성이 호조를 보였던 반면 우리나라의
수출주력업종 인 자동차와 전기, 전자부문은 설비투자에 따른 금융비용의
증대 및 노사분규 등으 로 매출증대에 비해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추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매출면에서는 화학과 건설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순이익면에서는 피혁, 나무제지, 고무, 철강, 조립금속, 건설 등이 호조를
보였는데 피혁, 고무 등 은 일부업체의 특별이익 계상에, 철강은
포항제철의 순이익증대에 힘입은 것이다.
특히 포항제철은 지난해 광양제철소 3기의 본격가동과 제품판매단가의
인상, 고 부가가치제품의 생산 등에 힘입어 매출증대와 함께 순이익이
전년보다 무려 84.3%나 급증한 1천4백5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2백4개사 가운데 국제상사가 부동산처분을 통해 7백77억원의
특별이익을 발생시켜 흑자로 전환한 것을 비롯 금호, 성신양회, 동창제지,
동양고속 등 5개사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반면 동양맥주, 태화,
화승실업, 천일고속 등은 적자로 돌 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