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경제는 물가불안과 국제수지적자
누증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지만 내수진정 등 거시경제 조정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 "현재의 경제안정화시책을 보다 강화하여 상당기간
일관되게 추진해야한다"고 밝혔다.
KDI는 14일 프레스센터에서 최각규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언론인초청 정책간담회에서 "최근의 경제동향과 향후 전망"을
통해 "특히 앞으로 성장감속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업계가 안정기조 완화를
요구하고 정치권이 선거를 의식, 이에 동조하여 정부가 경기부양적인
정책을 펴나간다면 고물가속에 경상수지 적자가 더욱 확대되어 성장기반이
완전히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올 1.4분기중 우리경제의 총량지표에 대해 <>경제성장은 7.3%
수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8.9%에 비해 현저히 낮아지고 <>경상수지
적자는 36억달러로 작년동기의 39억달러 보다는 다소 줄겠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며 <>소비자물가도 3.5%(연말대비)가 올라 작년동기의
4.9%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1-3월중 민간소비는 8.8%, 정부소비는 7.2%가 각각 늘어나
총소비는 8.6 %로 작년동기(8.5%)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며
설비투자는 지난해의 17.3 %에서 9.5%로, 건설투자는 24.4%에서 4%로 각각
현저히 둔화될 것이나 무역수지 적자(통관기준)는 44억달러에 달해
작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1년여에 걸쳐 정부가 통화의 안정운용과 건설경기
진정, 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함에 따라 내수가 둔화추세를 보이면서
수출입간의 증가율 격차가 완화되고 있다고 지적, "현재의 내수억제정책을
꾸준히 견지, 강화해나가는 동시에 임금안정을 통해 코스트푸시요인을
최대한 줄이고 사회기강을 확립하며 산업구조 고도화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KDI는 "최근 우리경제는 91년초 이후의 경제안정화시책에 힘입어
건설투자 등 내수의 급증세 둔화, 수입증가율 하락 및 수출회복세 지속,
노사관계 안정화 및 임금급등세 둔화, 부동산가격 안정 등 거시경제
조정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아직도 경기진정세가
미약하여 높은 물가상승이 지속되고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있으므로
안정화시책을 일관성있게 견지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난 86년 중반 이후 우리경제는 실제GNP(국민총생산)가
잠재GNP의 증가속도를 계속 앞질러 초과수요상태가 지속되어 왔다"면서
"이로 인한 지나친 고속성장과 내수의 급팽창이 최근 우리경제가 당면한
물가불안, 국제수지 적자누증 등 대내외 불균형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이어 "우리경제는 아직도 높은 초과수요가 상존하고 있고
인력난, 물가불안 등의 불확실요인들을 안고 있다"면서 "따라서 향후의
경제운용은 내수억제를 비롯한 제반 경제안정화노력이 작년 이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올해 국내 경제여건과 관련, 노사관계는 대체로 근래의 점진적
안정화 추세가 지속될 것이나 14대 총선과 대통령선거 등 양대선거는
통화증발, 소비 및 물가자극, 인력난심화, 임금안정 저해 등 경제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해외여건은 올 하반기중 미국경제가 미약한 성장회복세를
보이는데 그치고 일본과 독일의 경기회복 전망도 불확실하지만 내년부터는
주요 선진국들 의 경기회복이 본격화되어 과거와 같은 3% 내외의 경제
성장률을 회복할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한편 KDI는 이날 올해 실질성장은 7.5% 내외에 그치고 경상수지 적자는
92억달러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소비자물가는 9.8%의 상승이 예상되며
수출과 수입은 지난해보다 각각 11.5% 증가한 7백75억달러 및 8백56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당초 경제 전망을 수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