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불명의 축제일인 발렌타인 데이 수요를 겨냥한 백화점과 제과 업체
들의 초콜릿 판매경쟁이 올해도 여전히 계속돼 뜻있는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미도파.현대 등 대형 백화점과
신라명과. 롯데제과.크라운 베이커리 등 유명 제과업체들은 오는 14일
발렌타인 데이를 앞두고 호화포장의 고가 초콜릿을 대량으로 준비해 놓고
주소비계층인 청소년들을 상대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지하 1층 식품매장에 초콜릿 코너 3곳을
설치해 놓고 국내제품은 물론 오스트리아 미라벨사.이탈리아 빠찌사.영국
캐드버리사 등의 외제 초콜릿까지 들여와 제품당 최고 3만원씩에
판매중이다.
미도파백화점도 식품매장 안에 `발렌타인 축제''라는 선전문구를 곳곳에
내걸고 국내 코롬방제과.리리제과 등의 제품을 전시,청소년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이와함께 신라명과.크라운 베이커리 등도 발렌타인 데이 특수를 겨냥,
자사제품은 물론 일본 등의 외제 초콜릿까지 무차별 수입,판매율을
지난해보다 50% 확대한다는 전략하에 판촉에 부심하고 있다.
`신라메리''라는 상표로 초콜릿을 생산중인 신라명과는 이번 특수를
겨냥,최근 일본 메리사로부터 3t의 초콜릿을 수입했으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발렌타인데이의 유래를 설명하는 전단을 배포하는가 하면 각
점포마다 발렌타인 신부상까지 전시해 놓고 있는 실정이다.
크라운제과도 이번 발렌타인 판촉기간중 1억5천만원어치의 매상을
올린다는 목표 아래 체온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카드를 판촉물을
준비했다.
이밖에 롯데제과.고려당 등도 기존 초콜릿을 3 4개 들이로 소포장한
각종 선물 세트를 마련,시판하고 있으며 파리크라상.파리바게뜨 등 외국계
업체들도 발렌타인 특수에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백화점과 제과업체가 판매하는 선물용 초콜릿 제품들은
한결같이 내용물에 비해 터무니없이 화려게 포장돼 있으며 가격도 낱개를
합한 금액의 2-3배에 달해 소비들로부터 바가지 상혼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발렌타인 데이''란 원래 기원후 3세기경 남녀간의 연애가 금지된
로마에서 청춘 남녀의 결혼을 돕다 이교도라고 박해를 받아 순교한 성인
`발렌타인''을 기념하는 축 일이었으나 근세로 들어오면서 `여성이 남성에
사랑을 고백해도 되는 일년중 유일한 날''로 성격이 바뀌었다.
발렌타인 데이는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기원지인 로마는 물론 서구에서
조차 그 의미가 퇴색해가고 있는데 10여년전 일본 백화점들이 초콜릿
판매를 위한 상술의 일 환으로 이를 이용하기 시작하자 국내 백화점과
제과업체들도 앞다퉈 모방해오고 있다.
YMCA가 지난해 서울시내 중고생 3백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발렌타인데이의 유래를 개략적으로나마 알고 있는 학생은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