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다음달 6일 개막하는 연극 ‘햄릿’에는 24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배우 전무송, 이호재, 박정자, 손숙 등 연극계 노장이 대거 참여한다. 출연진의 배우 경력을 모두 더하면 900년에 이른다.10년 넘게 무대를 밟은 햄릿 역할의 강필석, 이승주가 이번 작품에서는 아기가 된 기분이라고 하는 이유다. 햄릿의 무거운 왕관을 받아 든 두 주인공을 20일 만났다. 강필석은 2년 전 같은 공연에서, 이승주는 이번에 처음 햄릿에 도전했다.이승주는 두려움 속에 캐스팅 제의를 수락했다고 했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대가로 불리는 로런스 올리비에 감독의 1948년 개봉작 ‘햄릿’을 보고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며 “대선배들 앞에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됐지만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역을 받았다”고 했다. 강필석은 2년 전 공연을 떠올리며 부담감을 전했다.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시작했는데 미친 도전이었다는 느낌이 들었죠. 선배들 앞에서 처음 독백 장면을 연습했는데 5분짜리 대사를 하는 시간이 사흘 같았죠.”개막을 3주 앞둔 두 배우는 각자 자신만의 햄릿을 찾아가는 중이었다.강필석은 “햄릿은 독백이 많은 역할이라 그 어떤 작품보다 배우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며 2년 전 자신이 연기했던 햄릿과도 달라질 예정이라고 했다. “2년 전에 햄릿은 어떤 개인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웅변하듯이 대사를 하라는 지도를 받았어요. 개인의 얘기가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의 이야기를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해요.”이승주도 “각자에게 맞는 감정과 동작이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지도를 받고 있다”며 “사람의
21일 일본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 마을의 로손 편의점 앞에서 인부들이 후지산 풍경을 가리는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엔화 약세로 급증한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무단횡단하거나 도로를 점거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이곳은 편의점 뒤 후지산이 지붕처럼 보여 사진 촬영 명소로 떠올랐다. AFP연합뉴스
‘당신의 시간을 사겠습니다.’돈도 희망도 없는 진수(류준열 분)가 한강 다리에서 투신하려는 순간, 발신자 불명의 메시지가 도착한다. 거액이 입금된 것을 확인하고 진수는 비밀의 8층짜리 건물 3층에 머물게 된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면 돈이 쌓인다. 진수는 1분에 3만원, 1시간이면 180만원이 돌아온다는 사실에 환호한다. 하지만 층수가 높을수록 받는 돈이 많아져 8층 여자(천우희 분)가 1분에 34만원, 1시간에 2040만원을 번다는 사실은 아직 모른다.지난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8부작 드라마 ‘더 에이트 쇼’는 미지의 공간에 모인 8명의 이야기다. ‘더 킹’과 ‘비상선언’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이다. 원작은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이다.격리된 공간, 낯선 참가자들, 전광판에 찍히는 상금. 드라마의 도입부는 넷플릭스의 히트작 ‘오징어 게임’을 떠올리게 한다. ‘더 에이트 쇼’의 흥미로운 지점은 돈의 축적과 소비에 있다. 고층일수록 돈이 빠르게 쌓이면서 집이 넓어지고 체감 물가는 떨어진다.꼭대기 층에 입주한 철없는 여자는 마음껏 돈을 쓰며 상황을 즐기고 식량 배분권까지 손에 쥔다. 반면 다리가 불편한 1층 남자(배성우)는 자신의 방을 내놓는다. ‘더 에이트 쇼’의 등장인물들은 누구 하나만 죽어도 쇼가 끝난다는 룰에 따라 눈치 게임을 벌이고 다른 이와 거래하며 거침없이 협력과 배신을 오간다.드라마는 참가자들의 서사를 거창하게 풀어놓지 않는다. 각 회에 한 명씩, 도입부와 오프닝 타이틀을 장식하는 정도여서 지루하지 않다.하지만 서사가 생략되다 보니 시청자들이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