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의 원인 바이러스인 HIV(인체면역결핍성바
이러스)는 체내로 들어온 각종 질병감염인자의 ''킬러''로 알려진 T세포
를 교묘하게 피해감으로써 이의 작용을 무력화시킨다는 새로운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T세포는 인체에 침투한 외부물질을 말살하는 작용을 하는데 HIV는
T세포가 자신 의 핵단백질구조를 해석하지 못하도록 유전인자를
변이시킴으로써 결국은 T세포가 침입자를 인식할 수 있게 되는
아미노산구조 자체를 바꿔버린다는 것. 이 아미노산 구조는 일단 변하기만
하면 T세포가 도저히 감지를 할 수없게 되고 따라서 HIV에 관 한 한 무력한
존재로 변하게 된다.
이같은 사실은 영국 옥스포드의 분자의학연구소 안드류 맥미카엘씨와
로드니 필 립스씨의 공동연구결과에 의해 드러났다.
인체의 면역체계는 항체와 T세포, 즉 세포융해T임파구(CTL)의 작용등
크게 두가 지로 대별되는데 에이즈연구자들은 몇년전부터 HIV가 면역반응에
저항할 수있는 원 인중 일부가 이 바이러스의 변이에 있을 것으로
생각해왔으나 실제로 어떤 기전에 의해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85년이후 HIV에 감염된 혈우병환자들의 혈액을 정기적으로
체취, HIV 를 추출한후 핵단백질구조의 변화를 계속 살펴왔다.
오랜기간 환자의 혈액을 관찰해오던중 3명에게서 T세포가 HIV의 단백질
조각들 을 인식해내는 순간을 포착한 연구진은 시간이 지나자 이들
단백질조각에 대한 T세 포의 반응이 변하는 것을 보고 바이러스 자체의
구조가 변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 게 됐다.
그들은 다른 경우의 면역반응을 계속 검사해보기로 하고 세계 곳곳의
샘플을 일 일이 조사했는데 결국 ''에이즈환자들의 T세포가 바이러스
단백질이 변이된 후에는 전혀 바이러스를 인지해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HIV가 T세포의 작용을 무력화시킨다는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T세포의
활성을 강 화하는 의약품이 개발된다면 에이즈치료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T세포가 인식할 수있는 HIV의 단백질 부위가 없어짐으로써
이 바이러 스가 인체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같은
연구결과는 HIV의 체내 작용기전 일부만을 밝혀낸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섣부른 결론은 아직 금물"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