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한소무역센터 건립계획이 연방해체 등 구소련의
정국혼란과 러시아공화국을 비롯한 각 공화국의 토지소유 및 임대와
관련한 법개정 등 구 소련의 급격한 경제개혁으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9일 상공부와 대한무역진흥공사에 따르면 모스크바에 짓기로한
한소무역센터는 당초 지난해 연말까지 부지임대차 계약을 마치고 올해부터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연방붕괴 등 구 소련의 정국혼란으로 아직
임대차 계약조차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연방이 해체되면서 독립국가연합의 수도를 현재의 모스크바에서
벨로루시의 민스크로 옮긴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정국상황이 아직
불투명하고 연방해체에 따라 무역센터의 이름도 변경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어 계획의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무공은 당초 계획을 바꿔 올 1.4분기중에 부지임대계약을
마무리 짓고 참가의사를 밝힌 9개 업체중 사업추진금 10만달러를 납부한
럭키금성상사와 (주) 대우를 비롯, 올해 예산에 1백만달러를 추진금으로
확보한 무공 등 3개 회사로 별도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무공은 부지임대계약후 3개월 이내에 설립될 별도법인으로 하여금
세부투자계획과 운영계획을 짜게한 후 2-3개업체를 추가로 선정할
방침이며 사의를 표명했던 포포프 모스크바시장이 올들어 유임키로
생각을 바꿈에 따라 러시아정교회 기념일인 7일 이후부터 임대차계약에
관한 협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무공은 이에 앞서 지난해 연말 모스크바시 당국에 보낸 계약서
초안에서 1차로 부지임대기간을 49년으로 하되 2차때부터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최장기간으로 해주도록 제안하는 한편 토지의 외국인소유가
허용될 경우 우선 매입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공은 또 지난해 모스크바시 당국과 합의한 인터내셔널 트레이드
단지내로 부지가 확정될 경우 전기, 가스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시설을
모스크바시 당국이 책임지는 조건으로 임대계약을 맺을 방침이다.
무공과 모스크바시는 지난해 크렘린궁에서 서남쪽으로 4Km 떨어진
모시치 인터내셔널 트레이드 단지내 2,3번 구역 2.5 ha에 무역센터를
짓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이 단지는 러시아공화국청사와 인접해 있으며
미국대사관과도 가까운 곳이다.
무공의 한 관계자는 "센터건물의 높이와 부지임대계약조건 등에 관해
구체적 협의가 이뤄져야 하고 특히 러시아공화국을 비롯한 각 공화국의
토지소유 관련 법률이 속속 개정되는 등 경제개혁이 급속히 추진되고 있어
상황변화에 맞춰 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