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국내 의료기관의 경영.관리분야 개방을 요구하고 나서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시장에 대해 본격적으로 개방압력을 전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3일 보사부에 따르면 미국은 작년 12월 중순께 제네바에서 가진
한.미우루과이 라운드협상 실무접촉에서 한국내 의료기관의 경영.관리분야
개방을 요구했으며 이같은 요구가 경제기획원을 경유, 구랍 27일
보사부에 전달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이같은 개방요구는 지난해 10월16일 미국이 한국의 의료기관
경영.관리 분야에 대한 시장접근 및 내국민대우 상의 제한철폐 등을
요구함에 따라 한국이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미국측에 질의, 미국측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은 답변서에서 의료기관에 대한 경영.관리(Management of
healthcare f- acilities)란 의사와 간호사의 의료서비스를 제외한
의료기관과 의료장비에 대한 모든 행정 및 경영을 포함하는 것으로
돼있으며 특히 첨단 의료장비를리스(lease)형태로 병원에 투입,
관리하는 것도 포함시키고 있다.
이 답변서에는 또 "미국으로서는 한국내 의료기관을 소유하는 것도
환영하지만 이번 요구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힌 내용도 들어있어
미국측의 국내 의료서비스시장에 대한 장래 전략을 엿보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보사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요구가 의료기관의
경영.관리분야에 국한될 경우 국내 병원의 경영기법 발전을 위해서도
그같은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해 미측의 요구를 들어줄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대한의학협회(회장 김재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거대자본이
국내에 들어와 첨단장비를 갖춘 대형 의료기관을 설립할 경우 국내
병원들이 받는 타격이 클 것"이라면서 "미국의 이번 요구는 국내 병원의
경영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차원이라 하더라도 이를 통해 본격적인
의료시장 개방의 교두보를 확보하려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서울대병원 진용철 부원장은 "미국이 국내 의료기관의 경영.관리
분야에 뛰어든다해도 국내 의료계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나 미국의 거대자본이 국내에 병원을 설립할 경우 국내의 다른
병원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