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지금 당면하고 있는 문제가운데 제일 중요한것 두가지를
꼽으라면 누구나 서슴없이 물가와 국제수지를 고를 것이다. 지금도 그렇고
곧 닥칠 새해에도 마찬가지다. 이에는 정부와 경제계 민간및
관변연구기관간에 별 이견이 없다. 물가불안과 팽창일로의 국제수지적자를
다스리는 일이 무엇보다 절박한 과제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중에서도 특히 걱정되는 것은 국제수지다. 물가에도 구조적인
측면이 없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국제수지보단 덜하며 엄격한
총수요관리라든가 강력한 행정지도와 개입등 단기대책으로 어느정도는
조절이 가능하다. 또 국제원유가같이 우리 능력밖에 있는 요소가
있긴하지만 대개는 노력여하에 따라 우리힘으로 극복가능한것 들이다.
이와 비교해서 국제수지문제는 다분히 구조적인 측면이 짙으며 따라서
단기적 대응이나 처방으로 풀기 어렵다.
국제수지동향을 비교적 빠르게,그리고 알기쉽게 파악하는 지표로 우리는
흔히 통관기준 무역수지를 사용한다. 대금결제여부에 관계없이 상품이
매일매일 세관을 거쳐 실제로 나가고 들어오는 것을 기준으로 집계하는
수지내용이다. 그것이 지난 8월 어느날 90억달러가 넘는 연중누적적자를
시현하면서 비상이 걸린바 있는데 최근 상공부당국의 분석결과로 드러난
미.일.EC(유럽공동체)3대수출시장과의 금년 11월말현재 무역수지내용은
국제수지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대일수지는 원래 만성적인 적자의 연속이었지만 그 규모가 작년한해의
59억달러에서 금년 11개월동안에 81억7,600만달러로 팽창했다. 그런가하면
작년까지 모두 흑자이던 대미.EC무역수지가 금년들어와서는 각각
7억1,600만달러와 4억800만달러의 적자로 역전되었다. 결국
3대수출시장과의 무역수지가 깡그리 적자이며 그러니까 자연 무역적자가
불어날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들 주력시장과의 교역비중은 EC가 6개회원국에 비중도 별로 크지 않던
지난 70년 미.일만으로 수출75. 3% 수입70. 3%에서 90년에 EC를 합쳐
수출입할것없이 각 63%수준으로 많이 줄었다. 그만큼 수출시장이
다변화되고 수입선이 글로벌화된 증거라고 할수있다. 그러나 주력시장과의
급작스런 무역수지악화는 다시말해서 한국수출상품의 취약한 경쟁력을
대변하며 장차의 국제수지개선노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선진국시장 주력시장에서 밀리고 한편으로 강한 개방압력에 부닥치면
결과는 보나마나다. 무역수지개선노력의 향방에 관해 정부는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