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슬라비아의 서로 적대적인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공화국 지도자들이
15일 소련의 중재로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16일
크로아티아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계속됐으며 양공화국은 새로운 평화노력을
의심케하는 조건들을 제시했다.
크로아티아 방송은 이날 크로아티아 동북부와 중앙부등 각처에서
박격포와 대포의 치열한 포격전이 계속됐다고 보도했으며 이 전투로
최소한 7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마케도니아 공화국
대표들이 불참하고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공화국과 코소보, 보이보디나
자치주의 대표들만이 남아세르비아가 지배하고 있는 반쪽의 연방간부회는
이날 유럽 공동체(EC) 주선으로 네델란드의 헤이그에서 열리는 18일의
유고 평화회의에서 내려지는 어떤 결정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간부회는 EC 협상자들과 유고 6개 공화국 대표들로 이루어진
평화회의의 의장인 캐링턴경과 한스 반 덴 브루크 네델란드 외무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이 회의에 연방간부회가 초청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회의의
결정이 합법적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평화노력에 타격을 가하는 또하나의 요소로서 크로아티아는 연방군이
크로아티아에서 철수할 때까지 연방군 기지에 대한 봉쇄를 해제할수
없다고 밝혔다.
세르비아의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대통령과 크로아티아의 프란요 투즈만
대통령은 15일 모스크바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 주선아래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했으며 보리스 옐친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도 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서방및 유고 시사평론가들은 소련이 유고 평화노력에 보다 큰
역할을 하고 있고 미국도 그같은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지만
이번 휴전합의가 지난 7월이래 9번째임을 지적하고 이번 합의가 성공할
특별한 이유를 찾아 볼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밀로세비치는 모스크바에서 유고의 평화에 대해 조심스런 낙관을
표명하고 투즈만과의 조기 회담을 희망했으나 투즈만은 "만일 조기 회담이
이루어지면 EC가 이 문제에 개입할수 없을 것"이라며 조기회담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련 외무부 대변인은 16일 소련이 유고의 휴전에 합의한 각서가
효력을 발생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으나 "상황의 복잡성때문에 휴전의
1백%보장은 다짐할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히고 보리스 판킨 소련외무
장관과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이 17일 예루살렘에서 회담할때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크로아티아는 연방군을 위한 스파이 활동을 하거나 테러를 음모한
혐의로 수십명이 체포됐다고 발표했으나 당국자들은 그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크로아티아 내무부 성명은 "62명이 가담한 공작 테러와 스파이 집단"이
적발됐다고 밝히고 연방 공군 정보대가 이들의 활동을 관장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연방간부회에 남아있는 세르비아와 그 지지세력은 연방군이
공산주의의 붉은별 표지를 없애고 청.적.백색의 유고기에 세르보-
크로아티아어로 유고 인민군의 두문자인 JNA라는 글자를 넣은 새 표지를
사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르비아인이 지배하고 있는 연방군의 간부 다수가 친공산계로
남아 있지만 상징적으로나마 연방군을 공산당으로부터 분리시키려는
시도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