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과 얘기할때마다 가끔 느끼는 답답한 점은 이들이 한국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한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아래 수출만을 하는 나라이고 수입품을
사용하면 반국가적인 행위로 지탄받는 나라로 생각하는 외국인들이 적지
않다.
한마디로 한국은 국제사회에 공헌을 하지 않는 "욕심 많은 나라"라는
잘못된 인식이 외국인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수출은 안되고 수입은 폭발적으로 늘어 무역수지적자가 1백억달러에
육박한다고 아우성치는 국내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따라서 민간차원에서 의식개혁운동의 하나로 벌이고있는 과소비억제운동도
곧바로 수입억제운동으로 확대해석하고 정부에서 수출이 안된다고
법석을떨면 수출보조금지급등의 불공정무역행위를 또 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다.
지난7 9일 캐나다 몬트리얼에서 열렸던 제25차 국제철강협회 연차총회에
참석한 각국의 철강인들이 한국의 무역적자가 1백억달러나 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진짜냐고 되물었을때 오히려 더 놀란 쪽은
이쪽이었다.
한미통상에서 매는 매대로 맞아가면서 시장을 개방할때 느끼는 서글픈
감정과 비슷한 감정이 놀라움과 묘하게 교차했다.
특히 한국의 철강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홀슈
국제철강협회 사무총장이 "포철이야말로 세계철강사에서 전무후무한
성공사례"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그러나 "국제철강업계에 대한
공헌이 아직 미약하다"고 지적할때는 기업차원에서도 대책을
서둘러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교포들이 24시간 몸을아끼지 않고 열심히 돈을 벌고 있지만
지역사회나 사회단체에 대한 기부금은 별로 내지 않는다고 미국인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한국사람이나 기업 정부가 모두 외국인들에게 이기주의적으로
비쳐지고 있다가는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기우에
지나지 않기를 바란다. 민관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