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구업계가 수출과 내수시장에서 외국산 완구제품에 밀리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완구제조업체들은 생산보다는 고품질의 일본제품과 저가격의
동남아 제품을 수입하는데 앞장서 수입완구류의 내수시장 잠식을
부채질한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와 완구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1-7월 완구류 수출액은
3억4천9백만달러로 작년동기보다 무려 16%가 감소했다.
특히 주요 수출지역인 미국으로는 1억4천1백만달러어치가 수출돼
작년동기대비 25.6%의 감소율을 보였고 전반적인 수출부진 속에서도 그나마
소폭이나마 신장세를 보였던 대EC(유럽공동체) 수출액도 9천8백만달러로
작년동기보다 4.6%가 줄어 완구류의 수출부진이 전지역으로 확산돼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완구류의 수입액은 지난 상반기에만 1천8백만달러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23.5%의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완구류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일부
완구업체들이 고임금을 핑계로 생산에는 등한시 하면서도 이윤폭이 높은
외국산 완구제품을 무차별적으로 수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국내 최대의 모형기관차 수출업체인 삼홍사는 작년 말부터 일본의
반다이 및 타미야사와 판매계약을 체결, 탱크와 군인 등 전쟁을 소재로한
조립용 완구를 수입하고 있고 내수시장에서 지명도가 높은 영실업은 역시
일본의 기계동물 완구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는데다 미니카의 수입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오로라상사와 아이큐박스, 대도전자산업 등은 일본의
무사(사무라이)를 소재로한 완구시리즈와 일본산 종이퍼즐, 병원놀이 기구,
우주총 등을 닥치는대로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아니라 일부 업체들은 대만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생산되는
저질완구를 대량으로 수입해 팔고 있고 수입완구의 대부분이 전쟁이나
폭력을 연상시킬수 있는 소재의 품목이어서 어린이들의 사고를
폭력화한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완구업체들이 자사제품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생각보다는 눈앞의 이익을 챙기는데만 급급하고 있어 수입완구류의
내수시장 잠식이 가속화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유통시장 개방과
함께 외국의 유명완구업체들이 국내에서 직판체제를 갖출 경우 자칫
내수시장에서조차 설 땅을 잃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