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벌목현장에서 일하던 재소 북한 임업부대표부 제1연합 제2
사업소 운전사 이정의씨(48)가 우리나라에 귀순, 8일 오전 10시께
대한항공906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씨는 지난 8월 하브로브스크로부터 7백 떨어진 엘가소재 벌목장을
출발, 1개월에 걸쳐 열차.도보등으로 소련 국토를 횡단한 뒤 지난 3일
유럽주재 우리공관 에 귀순을 요청, 우리정부가 이를 받아들이기로
함으로써 이날 자유대한의 품에 안 기게 됐다.
이씨는 도착즉시 공항 신청사 3층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귀순
동기와 벌목현장의 생활상등을 설명했다.
지난 86년 북한임업대표부 운전사로 엘가벌목장에 파견됐다는 이씨는
"현장에서는 하루 18시간씩 중노동을 강요당하고 노동자 1백명당 1명씩의
보위부원이 안전원으로 위장 배치되어 태만한 작업자를 적발, 자체감방에
수용하여 구타하고 식사도 죽지 않을 만큼의 양만 주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씨는 또 간부들은 벌목노동을 하지 않는 창고지기 등 펀안한 자리
배치를 미 끼로 상납을 강요하는 등 부조리가 만연되고 비인간적인
북한체제에 염증을 느껴 귀 순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소련교포언론의 남한발전상 소개, 서울올림픽장면 시청,
남한방송청취 등으로 한국의 실상을 알게 되고 북한의 경제난 심화,
한소수교등으로 인해 앞으로 2~3년내 북한이 몰락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엘가벌목현장을 탈출할 당시 "벌목현장 감시자인 보위부요원
최용식에게 비타민C가 풍부한 ''따뚤쭉'' 열매를 채취, 소련인들에게 판매해
그 대금을 상납하겠 다는 약속을 미끼로 현장을 떠날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43년 평남 증산군 발산리에서 출생했으며 북한에 부인
표복순씨(43.상점판매원), 아들 이금철씨(20.탄광노동자), 딸 금녀양
(16.고등중학6), 동생 이성렬(42.탄광노동자) 등의 가족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