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가 탈냉전시대 세계경제질서의 주도세력으로 다시
부상하고있다.
2차대전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경제의 운영기구였던 IMF는 70년대이후
미달러화값이 떨어지면서 그 역할도 위축되어왔다.
IMF가 최근 다시 주목을 받게된 계기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소련과
동유럽때문이다. 즉 공산주의를 던져버리고 시장경제로 돌아서려는 소련과
동유럽에대한 지원이 국제적 과제가 되면서부터다.
*** "경제유엔" 위상 높아질듯 ***
소련의 IMF가입문제역시 IMF의 위상에 적지않은 파문을 던지고 있다.
소련이 IMF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면 IMF는 명실공히 "경제의 유엔"으로서의
위치를 굳힐수 있게된다. 또 현재 7개국으로 구성된 상임이사국가운데
이탈리아를 밀어내고 소련이 이사국이 됨으로써 미국의 주도권은 더욱
현저히 약화될 전망이다.
반면 엄청난 규모의 재정을 지원해야할 입장이된다. IMF관리들은 소련이
정회원이 되면 연간 50억달러까지 융자받을수 있을것으로 보고있다.
이것은 연간기금의 4분의 1규모이다.
IMF설립을 주도했고 지금도 최대의 발언권(출자비율 19.41%)을 갖고있는
미국은 이같은 이유로 소련의 IMF정회원가입을 반대하고있다. 물론
시장개혁의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수 없다는것이 명분이지만.
그럼에도 미국도 대소지원문제는 미국보다는 다자간기구가 주도해주길
바라고있다. 자국의 경제적 어려움때문에 그렇다. "돈이 없는
미국으로서는 대소지원을 다자간협력으로 추진할수 밖에없다"(로버트
호르매츠 골드만 삭스부회장)는 이야기다.
소련에 대한 최대지원국인 독일은 이미 3백억달러를 지원,"할수 있는만큼
다했다"고 생각하고있다. 때문에 도울 능력이 없는 미국이나 능력은
있어도 도울뜻이 없어보이는 일본등 어느 한 나라보다는 다자간기구가
주도해야한다고 보고있다.
이미 독일과 영국등 많은 나라가 IMF등 다자간기구에 의한 대소지원주도와
소련의 IMF정회원가입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같은 분위기는 오는 10월말
방콕에서 열리는 IMF.IBRD(세계은행)합동총회에도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만들고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기구였던 IMF가 오히려 미국의
경제적패권쇠퇴를 배경으로 새로운 경제주역으로 떠오르게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