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부의 강석주 제1부부장은 13일 "주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간의 관계개선은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믿으며
북조선-미국간의 관계개선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wish)"고 말하고
" 북한이 유엔의 정회원국이 되면 북한- 미국간 관계개선 조건도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커다란 관심과 의욕을
보이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 콜럼비아대학의 한 회합에서 밝혀 ***
강은 이날 하오 3시30분부터 약 1시간반동안 미국 뉴욕의 콜럼비아대학
한국인 학생회가 동대학 얼 홀에서 마련한 코리아포럼의 초청연사로
참석,"최근의 국제정세와 한반도문제" 라는 제목의 강연을 하는 가운데
이같이 밝히고 "만일 미국이 우리의 주권과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고
남북조선을 동등하게 대우하며 북조선-미국간 관계개선에 조건을 달지
않는다면 북조선-미국간 관계개선에 밝은 전망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미-북한간 관계개선의 조건까지 열거했다.
강 부부장은 북한의 외교정책, 통일전략, 세계정세관, 한반도 핵문제
등에 관해 대부분 종래의 그들 주장을 되풀이 했으나 미국과의 관계개선
부문에 특히 이처럼 의욕을 보인 대목이 주목을 끌었다.
그는 지난 몇년간 소련, 동구권 국가들의 변혁이 결국 북한사회에도
파급될 것이라는 세계여론을 의식했음인지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혼란이 북조선에 서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으나
그같은 예측은 우리나라의 현실에 무지하거나 우리를 고립시키려는
악의에서 비롯된것" 이라고 전제, "우리의 사회주의는 결코 어떤
환경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애써 강조했다.
그는 연방제 통일, 한반도의 비핵.평화지대화, 자주.독립적 주체외교
등 북한이 종래 주장해온 정책들을 나열했는데 통일문제와 관련, 동서독
통일방식에 특히 거부 반응을 보였다.
강 부부장은 "한반도가 통일된다고 할 때 동서독방식이 될 것
같으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정복하려 하거나
흡수하려 하면 충돌이 일어나고 많은 희생이 따를 것이므로 두 사회체제를
인정, 융화하는 연방제 형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해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한 동서독 통일방식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또 북한이 방침을 바꿔 유엔에 가입키로 한 것이 대남혁명전략을
포기하고 남한을 국가로 인정한 것이냐는 질문에 "북한이 유엔에 가입키로
한 것은 연방제 사업추진을 통해 통일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아라고
답변, 그들이 여전히 남조선혁명 이라는 착각을 버리지 않고 있음을 밝히고
"별도가입은 일시적 조치일 뿐이며 하나의 의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은 이밖에 남북한간의 경제교류.합작사업에 관해 남한의
경제교류.합작제의에 환영하는 입장이나 "남북간의 정치.군사대결, 불신이
해결돼 평화와 안정이 보장된 다음 경제교류.합작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해 선 정치.군사문제 협의라는 그들의 방침을 거듭 되풀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