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멘트제조업체들에 대한 수출물량 제한조치를 다음달부터
완화하는 계획과 관련, 시멘트제조업체들은 제한조치의 전면적인 해제가
아니면 수출선 복구 등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14일 관련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등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각 업체별로 지난달의 시멘트수입물량을 기준으로
50%내에서만 수출을 할 수 있도록 한 수출물량 제한조치 자체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내린 것이었는데 또다시
납득할만한 근거도 없이 수출물량을 수입물량의 75%로 상향조정한 것은
정부의 졸속행정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정부는 최근 눈에 띄게 커지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폭이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 상반기동안에만 작년 동기대비 3백30% 늘어난
시멘트의 수입을 자제시키기 위해 수출물량 제한조치를 내린 지 불과
6개월만인 이번에 이같은 완화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된 정부의 명분은 최근에 수입시멘트가 남아 돌 정도로
시멘트의 수요가 한풀 꺾여 이번 기회에 그동안의 수출통제로 잃었던
업체들의 수출선을 복구시키는데 숨통을 터 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시멘트업체들은 업체들의 기존 수출선을 복구시킨다는 것이
정부의 명분이라면 당연히 겨울철 비수기에 들어 가기 전인 현시점에서
수출물량 제한조치를 완전히 해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멘트 업체들로서는 국내나 해외의 거래선을 균등하게 관리하는 것이
합리적인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국내 공급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무리한 수출은 생각할 수 없는 점을 지적하고 모든 수급관계를 업계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시멘트를 수출하고 있는 쌍용과 동양시멘트 등은 정부의
시멘트수출통제가 시작된 지난 4월이후 수출물량 부족으로 일본 등지에
있는 수출선들의 이탈현상이 두드러지자 수출제한을 전면 해제시켜 줄
것으로 관계당국에 요구해 왔었다.
이들 업체는 또 그나마 남은 해외거래선을 유지하기 위해
시멘트수입물량을 대폭 늘렸고 이로 인해 국내에 들어 온 중국산 시멘트
등 수입시멘트가 지난 8월말 현재 4백40만t에 이르렀을 뿐만아니라 올
연말까지 이미 계약된 1백만t이 더 들어올 경우 올해 시멘트 무역적자는
약 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