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 경협자금에 의한 수출이 연내에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며 설사 이
뤄지더라도 올해 목표치인 5억-6억달러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련이 오는 15일 전대차관 관련 협의차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해상수송 사정때문에 올해 안에 이루어질 수 있는
수출물량은 많아야 20피트짜리 컨테이너 4-5천개 분(가전제품 기준 2억-
2억5천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소련대표단이 내한, 협상이 잘 진행돼 경협용 수출의
대금결제에 대한 확실한 보증을 소련으로부터 얻어낸다고 하더라도
무역관행 및 소련 내부사정으로 인해 경협수출이 본격화는 오는 10월
중순부터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또한 현재 한국과 소련간의 유일한 화물 수송루트인 부산과
보스토치니간을 운항하고 있는 선박이 단 2척으로 수송능력이 주당
20피트짜리 컨테이너 7백50개인데 다가 이들 컨테이너중 평균 30-40%의
컨테이너가 직교역물량이 아닌 TSR(시베리아횡 단철도)화물을 적재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올해안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5억-
6억달러의 대소 경협 지원은 시기적으로도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단가가 다른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전제품을 기준으로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하나에 약 5만달러 상당의 물량이 적재될 수 있다는
무역협회의 평가를 놓고 볼때 컨테이너 4천개분의 상품을 가격으로
환산하면 2억달러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업계는 현재 대소 경협창구가 불투명한데다가 소련이 기존에
연방정부가 해왔던 다른 국가와의 협정이나 협약 또는 경제교류를 각
공화국별로 실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경협지원이
올해안에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관해서 조차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방한할 것으로 알려진 소련 대표단이 어느 정도의
재량권을 지니고 있을 것인가 하는 점도 대소 경협의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소련정변이 일어난 지난달 19일 이후 소련의 교역대금 결제를
통괄하고 있는 대외경제은행이 수입대금 지불을 전면 중단하고 있어 대소
경협차관용 소비재 수출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대외경제은행의 이같은 조치로 인해 서방은행들까지 지급보증을 서주지
않고 있어 일반무역도 거의 중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