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늘상 들어온 얘기,그래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상황에따라 새삼스러운 일인양 특히 절실하게 와닿는 경우가
있다. 국내 주요산업설비의 평균 절반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국산화율은 45%밖에 안된다는 산업은행의 최근 조사결과가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국제수지방어대책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어있는 지금 산업설비의
이같은 높은 수입의존현실이야말로 수지적자문제의 근원과 해답을 동시에
함축하고 있다고 보면된다. 흔히 한국경제가 수입유발적산업구조를
갖고있고 따라서 구조적으로 적자가 날수밖에 없는 체질이라는 말을 하지만
그중에서도 주범은 역시시 시설재,곧 기계류다.
기계류는 수입총액의 20 25%를 점한다. 금년 상반기의 경우
통관기준수입총액 404억7,600만달러가운데 24. 2%인 97억9,200만달러가
기계류였다. 이기간중 기계류수출액은 48억2,000만달러로서 결국
무역적자의 대부분을 기계류가 차지했다. 그런데 정작 더 심각한 문제는
기계류가 주로 일본에서 수입되고 그게 또 대일역조의 주범인 현실이다.
상반기수입기계류의 40%가 일본산이었고 대일무역적자에서 60%이상이
기계류수지적자탓이었다.
기계류수입은 부품 원료 기술등 그자체 추가적인 수입을 유발하는 속성이
있다. 국내 기업들이 기술과 부품 원료등 모든 분야에서 일본에 예속에
가까운 의존경향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것도 실은 기계류의 높은
대일의존때문이다. 한 예로 이번에 국산화율이 불과 5%로 조사된
반도체장비의 경우 오랜기간 미국이 주공급원이었으나 지금은 80%가
일본것으로 설치되고있다.
보다 정밀하고 첨단적인 장비일수록 일본에의 의존도가 높아가고 있다.
특히 로보트를 비롯한 자동화설비에서는 일본이 한국뿐아니라 세계시장을
거의 지배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얻어지는 결론은 명백하다. 국내기계공업의 과감하고
획기적인 육성발전으로 주요 산업설비의 국산화와 함께 기계공업의
수출산업화를 촉진해야한다. 그속에 바로 만성적인 대일무역역조의 시정과
국제수지전반의 근원적 개선대책이 들어있음을 깨달아야한다.
산은은 조사대상자의 61%가 기술부족과 영세한 시장규모를 수입에
의존하는 이유로 꼽았다고 설명했는데 그것은 결국 정부와 기업이 지금까지
안이하고 피동적인 자세로 대응해온 결과일뿐이다. 기계공업을
전략산업으로 자금과 기술개발등 모든 면에서 적극 지원육성하는 전략을
써야한다. 그럴때 국산화율과 시장규모는 절로 확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