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관리위원회는 최근 "좋은"주식만 골라 일반투자자에게 공급되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기업공개의 요건을 강화하고 개정된
"유가증권인수업무규정"을 오는 9월1일부터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번에 강화된 요건이란것이 기업의 표면적 지표만 가지고
만지작거려놓은것이 돼서 "좋은"주식을 고르는것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것이
되고 말았다.
납입자본금이 현재 20억원이상으로 되어있는것을 30억원이상으로,자기
자본이 30억원이상으로 되어 있는것을 50억원 이상으로,그리고 새로히
매출액 하한을 도입하여 최근년도의 매출액이 200억원이상이라야 기업을
공개할수 있게 하였다.
문제는 이런 요건을 갖추었다고 해서 좋은 회사는 아니며 못갖추었다고
해서 나쁜 회사도 아니라는 점이다. 얼마전에 공개기업으로서 부도를 낸
아남정밀 금하방직 흥양등은 위의 요건을 충실하게 갖추고있다. 그러나
이들 회사를 좋은 회사라고는 부를수 없다. 반면에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해 기업을 공개개할수있는 길이 막혀있는 수다한 중소기업들 가운데도
성장성과 수익성이 착실하여 기업의 주당가치가 여느 공개기업보다 훨씬
나은 데도 많다.
그렇다면 증관위의 이번 공개요건강화는 심하게 말하면 수학시험문제에
역사답안을 쓴 꼴이라고 볼수있다.
기업의 가치란것은 밖으로 나타나는 허우대와는 거의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왜 모른채 하려는건가. 특히 지금은 경제에서 무엇보다 기술이 가장
강조되고 있는 시대다. 자본금크기나 매출액크기가 기술자산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기업을 평가하는데 고려되어야할 수많은 변수는 주식의 인수를 맡는
증권회사들이 책임져야한다. 부실한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여 일반
투자자에게 파는 경우가 만에하나 생기는 실수는 인력으로는 어쩔수
없다하더라도 그 불명예예 두고두고 해당증권사에 따라다니도록 인수제도에
전문성과 책임이 강조되는 쪽을 오히려 증관위는 택했어야 했다.
허위대의 크기를 요건으로 삼을때의 가장 큰 어리석음은 좋은 중소기업을
직접 금융시장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해버리는 점 그것이다. 이건
중소기업에도 그렇지만 투자자에게도 엄청난 기회상실이다.
창업투자회사들이 이번 조처에 반대하여 그 부당함을 지적한것은 이런
관점에서 매우 타당성을 가진다고 보겠다. 증관위가 빗나간 답안을
옳은것인줄 알고 열심히 쓰고있는 동안 자본시장은 발전을 쉬고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