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의 찌는듯한 더위가 계속 기승을 부리던 여름이 8월도 하순으로
접어들게 된 금주부터는 파장에 들어간다.
그동안 직장마다 작업을 느슨하게 만들었던 여름휴가도 대체로
끝나가고있다. 이에따라 더위때문에 떨어졌던 기업의 능률과 생산성및
가동률을 회복시키고 작업의 리듬을 되찾는 근로의 계절이 돌아온것이다.
모든직장인은 휴가로 재충전한 머리와 체력을 가지고 심기일전한 자세로
일을 시작해야할 때다.
여기서 우리가 재음미해야할것은 노동의 질적충실을 유지하는 문제다.
나태하거나 질적충실을 유지하지못하는 노동은 아무리 다른 조건이
완비돼있다해도 그나라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수없는 것이다.
일 하려는 의욕,궂은 일을 마다하지않던 근로자들의 정신과 노력이야말로
한국을 세계의 어느나라도 무시못할 잠재력을 갖춘 경제적성공국가로 만든
주역이다.
요즘 우리경제에 관해 비관론이 있고 낙관론이 있지만 그 갈림길이
되는것은 인간이라는 점을 잊지말아야한다. 자본도 중요하고 첨단기술도
중요하지만 그 모든것의 근본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실제 경제란 인간의 활동이며 자원이 아무리 풍부하게 있고 기술이
중요하다해도 이를 경제속에 활용하게 만드는 것은 부지런한 인간뿐이다.
우리경제가 그동안 발전했다는 이야기는 우리국민들,특히 우리 근로자들이
경제를 발전 하도록 부지런히 일을 한 결과 이룩된 상태라는 뜻이 된다.
다시 말해서 아무리 자원 기술 자본이 있어도 이를 다스려서 경제를
움직이는 주체로서의 인간,특히 근로자들이 없으면 그 나라 경제는 발전이
안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경제의 강점은 높은 생산성을 가진 질적으로 우수하며
궂은일을 마다않고 일하는 부지런한 근로자의 존재였다.
그런데 이것이 사라져가고 있거나 퇴색해가고 있다면 한국경제의 앞날에
이보다 더큰 위협이 어디 있겠는가.
유감스럽게도 이런 위협은 요즘 뚜렷한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일은 되도록 덜하면서 임금은 더 받으려는 풍조의 만연이 그것이다. (이)
일반적으로 근로시간의 단축과 임금의 고상승을 근로자에게 인간다운
복지생활을 보장하는 현상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국제비교로 볼때 근로시간의 단축이나 임금의 상승이 모두 우리 경제현실을
앞지른 너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것이 문제가 되고있다.
상시근로자 10인이상 사업체의 주당근로시간은 88년 51.1시간이던것이
90년엔 48.2시간,지난 1.4분기엔 46.3시간으로 3년새 무려 5시간정도나
단축됐다는 것이다.
일본은 60년이후 주당 근로시간을 7시간 단축하는데 28년이나 걸렸다. 또
주49시간의 근로자비율이 아직도 39%나 된다.
주당 46시간으로 단축된 것은 우리의 법정근로시간이 독일 이탈리아 홍콩
대만의 48시간에 비해서 그 경제발전속도나 1인당 GNP를 볼때 상대적으로
너무 앞선것이라 할수있다. 그리고 임금수준과 그 상승률도 아시아의
신흥공업국가중에서 가장 높다는 사실이 미노동통계국조사결과에서
밝혀졌다. 87년에 대만 홍콩 싱가포르보다 낮았던 한국의 임금은 90년에는
제조업시간당 평균으로 전년비 16.5%증가한 4.16달러로서 대만의
12.7%증가한 3.98달러,싱가포르가 20%증가한 3.78달러,홍콩의 14.7%증가한
3.20달러보다 높게 나타났는데 84년의 달러기준임금으로 따져볼때
90년까지6년간의 상승률에 있어서 한국이 3.18배로 가장 증가율이 커서
대만 홍콩 싱가폴을 앞지른 것이다.
1인당 GNP가 우리나라의 5배가 되는 일본과 우리의 법정근로시간이
같다든지 또 역시 1인당 GNP(89년기준)에 있어서 우리나라(4천9백94달러)
보다 많은 7천5백12달러인 대만,1만7백80달러인 싱가포르,1만9백16달러인
홍콩보다 우리법정근로시간이 오히려 짧고 게다가 임금수준까지 높다는
것은 단적으로 우리기업의 국제경쟁력이 이들 경쟁국에 뒤떨어지게하고
있음을 말하는 사실이라해서 틀리지 않을것이다.
이렇게 일을 경쟁국보다 덜하면서 높은 임금만을 선호하는 풍조속에서
어떻게 우리경제가 선진대열속으로 끼여들고 남북통일의 비용을 감당하는
경제발전을 이룩할수 있는가를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은 다시한번 깊이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여름휴가가 끝난 직장이 일하려는 무서운 근로의욕으로 활기를 되찾고
우리경제가 활성화의 궤도에 오르도록 너나없이 새각오로 임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