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이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는 것을 보고 역시 한민족 ,한
핏줄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남북분단 42년만에 처음으로 통일쌀 5천t을 싣고 북한 나진항에
들어갔다 지난 14일 인천항에 도착한 콘돌호 선장 고영용씨(37)는 다소
흥분된 모습으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27일 목포항을 출항한 콘돌호는 대한해협과 포항 앞바다
화모말을 기점으로 동해바다를 운항한 끝에 이틀만인 29일 밤 10시40분
짙은 안개속에 비가 내리고 있던 북한 나진항에 도착했다.
20명의 선원중 고선장등 한국인 선원 4명은 다소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북한측 해역으로 들어갔으나 북측 경비정등은 발견치 못했으며
콘돌호가 도착하자 북한 항만 관계자가 배에 승선했고 서로 오랜 친구를
만난듯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나진항에서 하루 밤을 지낸 선원들은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갑판에
서서 나진시내를 둘러 보았다.
"멀리 보이는 나진시내는 나무도 많았으며 고층건물도 눈에 띠어
우리나라 시내 모습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고선장은 규정상 상륙을 하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만 바라본 나진 시내
모습을 이같이 설명했다.
나진항 항만 근로자들은 부두에 설치된 크레인을 이용,능숙한 솜씨로
쌀 하역작업을 실시 했으나 이들은 이 쌀이 남한측에서 보내온 것인지
모르는 것 같은 눈치였다고 고선장은 밝혔다.
쌀 하역을 마친 콘돌호는 4박5일간 체류했던 나진항을 뒤로하고 다음
기착지인 중국옌타이(연태)항으로 출항 했으며 중국에서 시멘트 5천t을
싣고 목포항 출항 19일만인 지난 14일 인천항 외항 안도에 도착했다.
고선장은 "남북 민간교역의 첫 주인공이 됐다는데 자부심을 느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북한간의 협력이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심정을
밝혔다.
해양대학 출신으로 지난 4월9일부터 콘돌호 선장을 맡고 있는 고선장은
경남 진해에서 부인과 2명의 아들등 4가족이 단란한 생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