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들어 물가 안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피부로
느껴지는 장바구니 물가는 가계를 힘겹게 하고 있다.
장마가 끝난 8월 15일 현재 서울의 주택가 시장이나 슈퍼에서는
야채값이 천정 부지로 뛰어 식탁을 허술하게 만들고 있다.
배추는 속이 차고 싱싱한 3kg짜리 상품이 한포기에 연초에 6백50원하던
것이 이번주 들어서 2천5백원, 2kg 중품이 1천5백원에서 1천8백원정도까지
껑충 뛰었는가 하면, 무우 (40cm정도)도 개당 5백원이던 것이 8백원에서
1천원정도로 크게 올랐다.
또 3백75g에 3백원까지 내려갔던 상추가 지역에 따라 1천5백원 또는
2천원, 파1단이 8백원이던 것이 1천원을 호가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담가야하는 김치 이외에는 야채도 맘놓고 먹을 수 없는
형편이다.
육류도 쇠고기 5백g이 1월초 5천8백50원하던 것이 6천8백원으로,
돼지고기도 2천3백원에서 3천원까지 상승했다.
어류도 마찬가지. 고등어 1마리 (30cm정도)가 최근 2천원하던 것이
2천5백원, 갈치 (70cm정도)도 6천원이던 것이 7천원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사과 배 등 저장과일은 제쳐두고 본격 출하기인 수박, 복숭아,
포도등도 가격이 비싸 제철인데도 마음놓고 사먹을 수 없다.
이같이 주부들이 피부로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생필품의
가격상승율을 두자리로 실감케 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기획원이 발표한 `7월중 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 0.4%,
도매 0.1 %가 각각 오르는데 그쳐 4월이후 넉달째 계속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7월중 소비자물가는 의료보험 수가및 원유가격 인상, 정부
방출미가격 조정과 장마철 영향 등에도 불구하고 월간 상승률로는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냄으로써 연초이후 급등세를 보였던 물가가 다시
안정기반을 되찾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주부 오숙경씨 (43세, 서울 송파구 잠실7동)는 "수박이 작은 것이
6천원, 큰것이 1만원, 복숭아가 좋은 것은 개당 1천원, 포도도 제법 큰
것 두송이면 5천원이나 해서 방학중인 아이들에게 제대로 사줄 수도
없다"고 한숨을 지었다.
"4인가족 저녁식사거리를 마련하려면 1만원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오씨는 "돈이 모두 어디로 빠져나가는지 장보러 가기가 겁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식품값만 오른 것은 아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새 공산품 (0.2%)을 비롯,
공공요금(0.8%), 집세 (0.9%), 개인서비스요금 (1.2%)등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목장우유 (배달 10.9%, 시판 10.5%)등 유제품과 연필 (3.9%)등이
올랐고, 공공요금중 의보수가가 7월 1일자로 평균 8%인상됐으며,
개인서비스요금 가운데는 다방 커피 (9.2%), 칼국수 (4%), 설렁탕 (1%)등
외식비가 올라 직장인들의 점심 걱정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주산학원비 (5.2%), 자동차학원비 (3.5%), 입시학원비 (0.5%)등과
잡부들의 임금 (2%), 미장공 임금 (1.4%)등의 인건비도 인상됐다.
주부들은 한결같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정부의 물가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