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기는 했으나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이 사실상 확정,우리는 이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나설수 있는 "세계회원국"이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국제사회에서 당당히 발돋움할수 있는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늘 그래왔지만 세계는 급격한 변화와 변혁을 거듭하고있다. 이러한
변화와 변혁을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발전은 달라진다.
앞서가는 나라는 그렇지 못한 나라보다 변화의 수용과 활용이 언제나
빨랐다.
세계경제의 흐름을 주도할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지만 그렇지는
못하더라도 이러한 흐름을 남과 같은 때에 파악하지 못하거나 그 흐름에
역행하는 잘못만은 피해야한다.
국제경제환경의 급변은 결코 오늘날에만 있는 현상은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겪는 변화의 속도와 내용은 그 어느때보다 빠르고 복잡하다.
국제환경이란 우리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주어진 여건이다.
환경이 유리할 때에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불리하게 전개될 때에는
이를 극복하거나 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바로 발전의 동인이다.
우리는 세계속으로 더빨리 더많이 뛰어 들어야한다. 지금 세계는
동서냉전시대가 사라지고 모든 나라는 국익의 극대화,다시말해
경제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한 경쟁의
하나의 형태로 나타나는것이 경제블록화현상이다.
경제블록화는 지역적으로 가깝거나 이해를 같이하는 나라들이뭉쳐 배타적
경제활동을하는 현상이다. 자유무역주의를 부르짖으면서도 블록화현상은
오히려 갈수록 가속화하고있다.
이미 다 아는바와 같이 EC는 내년에 통합을 끝낸다. 그렇게되면 EC는
우리의 진출이 어려워지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한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도
북미자유무역지역을 창설,EC보다 더큰 시장을 형성한다.
일본은 동남아에 진출,이들 지역을 생산기지화해서 거기서 생산한 제품을
자국으로 수입하거나 세계각국에 수출함으로써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을
써왔다. 북미자유무역지역형성은 멕시코라는 저임국가를 생산기지화해서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신흥공업국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반영되어있다.
또한 남북한은 물론 미.소.중.일이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환동해경제권구상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한반도와 중국 소련이 서로
만나는 두만강유역의 훈춘(혼춘)에 공동시장을 형성한다거나 두만강을
중심으로 북한 중국 소련등을 연결하는 황금의 삼각지대를 형성한다는
구상은 동북아경제권이 어떤 형태로든 형성될 가능성을 예고해 준다.
우리정부는 북한이 계획하고 있는 두만강하구의 경제특구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세계는 변하고 있다. 가깝게 한반도주변정세는 더크게 변하고 있다.
경제적 지역주의강화라는 세계흐름을 타고 넘을 준비를 하고 더욱
세계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경제의 내실화가
긴요하다.
세계에 눈을 돌려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은 계속 늘어야 한다. 이제
진출반경에 동서남북 구별은 없다. 중국 소련 동구는 물론 남미 동남아
몽골에도,그리고 최근 베트남진출도 눈에 띈다. 인도차이나반도는 동남아
어떤 나라보다 잠재력이 크지만 가장 낙후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의
진출로 그들의 경제성장을 도우면서 한국경제의 세계화를 촉진시키는 일이
바람직하다.
시야를 넓혀야 한다. EC통합이전에 EC에 진출하는 기업은 내국민대우를
받는등 기득권을 확보할수 있는데도 그동안 우리의 기업이나 정부는 이런
점을 소홀히 다루어왔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서두르는 단견과 무정견에서 벗어나 국가간의
경제마찰에 대하여 "장사하는 일에 으레 마찰이 있다"고 생각,미리
대처해야 한다. 그런데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가 일이 벌어진
뒤에야 감정적으로 대응하려는 우리의 인습은 국제화시대에 걸맞지 않다.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세계로 눈을 돌리고 우리의 광활한 무대를
직시하자. 한국경제의 외연적 확대,해외진출,그리고 그러한 진출을
가속화시키자. 그러려면 전방위활동이 아쉽다.
우리는 요 몇년동안 민주화 진통때문에 해외에 눈을 돌리기보다는 조그만
내부문제에 집착했다. 지난날의 왕성했던 해외진출열기가 식고
미시적문제에 너무 매달렸다. 이것은 국경없는 세계경제시대를 살아가는
방도가 아니다. 보다 힘차게 지구를 딛고 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