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시중은행들이 대대적인 감량경영에 나섬에 따라 하반기
은행의 취업문이 크게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올 하반기 대졸신입사원의
채용인원을 작년 동기의 3분의 1이나 절반수준으로 축소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상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에 3백명의 대졸신입사원을 채용했으나
금년에는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90명으로 채용인원을 축소키로
했으며 제일은행도 1백50명에서 3분의 1인 50명으로 대폭 감축키로
결정했다.
한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2백30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절반에 못미치는
1백명수준으로 잡고 있으며 서울신탁은행은 지난해 1백명을 채용했으나
올하반기에는 채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흥.신한.한미은행도 하반기 채용인원을 대폭 감축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은 이밖에 퇴직인원의 충원을 가급적 자제하고 본점의
불요불급한 인원을 일선지점으로 발령하는 한편 기구도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6대 시중은행들은 오는 95년까지 인력을 현재보다 5-10% 감축한다는
계획을 이미 수립한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이 기간중 작년말 인원의 10.5%인
1천30명, 제일은행은 9.7%인 7백명, 한일은행은 7.6%인 7백35명,
상업은행은 6.4%인 6백명, 외환 은행은 5.7%인 4백85명을 각각 감축키로
했다.
또 서울신탁은행은 당초 6대시중은행중 가장 적은 3.6%(4백85명)를
감축키로 했던 계획을 수정, 앞으로 93년까지 작년말인원의 10.4%인
1천1백명을 줄이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한 인사담당 임원은 앞으로 금융시장개방에 대비하여
은행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감량경영을
실시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밝히고 직원들은 종래의 무사안일한
태도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사고방식으로 업무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과는 달리 국책은행들은 오는 11월초에 실시되는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의 채용인원을 크게 축소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는데
작년 하반기 3백명을 뽑은 국민은행은 올해도 이 수준을 유지시킬 계획이며
주택은행은 작년의 2백20명에서 올해는 3백30명으로 채용인원을 오히려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