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투기장을 방불케할 만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주말인 27일 증시는 반나절 시장으로는 사상최대의 규모인
3천75만3천주가 거래되며 주가가 폭등, 종합주가지수가 6백80선과
6백90선을 단숨에 돌파하며 전날보다 무려 18.88포인트나 뛰어오른
6백93.22를 나타냈다.
이날 거래량은 직전의 반나절 거래량 사상 최대치인 지난 20일의
2천1백27만4천주를 훨씬 웃도는 것이며 종합주가지수가 6백90선을
회복하기는 지난 2월 25일이후 처음이다.
증권주가 장세를 선도하며 전형적인 금융장세를 연출한 이날 증시는
업종을 구분하지 않고 전업종이 일제히 상승, 상한가만 무려 1백71개에
달했다.
거래가 형성된 8백4개 종목 가운데 오른 종목은 6백85개에 달했으나
내린 종목은 하한가 5개를 포함 51개에 불과했다.
이처럼 지난주 주식시장은 실로 거래량과 종합주가지수, 고객예탁금 등
주식시장의 각종 주요지표들이 기록경신 행진을 벌였던 한 주였다.
22일(월)- 주식거래량 연중최대치(3천3백13만5천주) 기록, 24일(수)-
거래량 연중 최대기록 경신(3천3백36만9천주)에 종합주가지수 6백60선
회복, 25일(목)- 거래량 증시사상 최대치(3천9백82만1천주) 기록,
26일(금)- 지수 6백70선 돌파, 27일(토)- 반나절 거래량 증시사상
최대기록에 지수 6백90선 돌파.
특히 주말인 27일 증시는 조정과 상승을 반복하며 탄탄한 상승세를
유지했던 그 간의 장세가 마치 투기장으로 변모한 듯한 양상을 띠었다.
지난 26일까지만 해도 많은 투자자들은 전날의 거래량이 증시사상
최대치를 기록함에 따라 고객예탁금의 규모 및 증가속도에 비해 거래량이
지나치게 많아 매수기반이 취약해질 것을 우려, 당분간 조정국면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었다.
그러나 이날 후장부터 금융, 무역, 건설 등 이른바 트로이카주에
매기가 집중되면서 파죽의 상승세로 장을 마감하자 투자자들은 이튿날인
주말 "이제야말로 본격적인 상승국면"이라고 낙관, 너도나도 적극
"사자"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주에는 종합주가지수가 주초의 6백59.51에서
40.48포인트(6.20%) 가 올랐으며 주중 일평균거래량이 3천2백38만8천주
달하는 전형적인 활황장세를 보였다.
고객예탁금도 하루동안 1천1백억원이나 유입된 지난 25일 현재
1조6천8백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26일과 27일에도 1천억 이상씩 불어나고
있어 이같은 추세라면 내주 중반에는 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증시주변자금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부동산시장의 침체와
고금리현상의 진정추세 등으로 은행의 CD(양도성정기예금증서)와 채권 등
고수익 금융상품으로 몰렸던 시중여유자금이 일시에 증시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밖에도 향후 장세를 낙관할 수 있는 근거는 <>물가안정과 수출경기
회복추세 <>내년초로 임박한 증시개방 등을 들 수 있는데 여기에다
재일교포의 핫머니와 정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는 풍문이 가세,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같은 증시주변여건의 호전 및 각종 호재성 풍문에 따라
일반투자자들은 가급적 매도를 자제하거나 교체매매에 활발히 가담했으며
강남 및 명동지역의 증권사 창구에 2억-3억원 이상의 뭉칫돈을 들고와
신규게좌를 개설하거나 주식투자를 재개하는 "큰 손"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증시는 지난 주말 "대세상승의 서막"을 마치고 "전형적인
금융장세"을 거치고 있으며 늦어도 이번주 중반께 조정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대부분 증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파죽의 상승세를 나타낸 주말에도 대부분의 기관들은
매도우위의 전략을 펼쳤으며 일부 "큰 손"들과 고참투자자들은 상한가
매도주문을 내며 시세차익을 일단 챙겼다"며 소액투자자들이 뇌동매매를
삼가해줄 것으로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또 단기급등의 오름세는 지난 주말이나 이번주 초반을 막바지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 "뒤늦게 매수에 가담했다가
피해를 보는 일어 없도록 "무릅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라"는 투자격언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최근의 급등세를 지난해 "10.10 깡통계좌정리"를
전후로한 주가양상과 비슷하다고 보며 단기급등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7일에 고객예탁금은 1조3천4백억원, 종합주가지수는
5백66을 각각 기록하고 있었으나 10월 24일까지 에탁금이
1조9천8백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지수도 6백90으로 올랐는데 그 이후
하락국면이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는 고객예탁금이 장기적인 주식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이라기 보다는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오갈데 없는 시중자금이
단기차익을 노리고 증시로 유입된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때
이들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주말에는 트로이카주가 상승세를 주도했으나 주중까지만
해도 대형제 조주 - 약세 내지 보합, 금융주- 강세 등의 양상을 띠며 은행.
증권주가 전반적인 오름세를 선도했으며 그간 부도설에 휘말려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중소형주들도 강세를 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