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고용평등법에 규정된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주장하며 임금청구
소송을 제기했던 연세대 여자청소원 남길자씨가 1심에서 패소하자
여성계는 반발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5일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을
위한 심포지엄''을 갖고 남씨의 패소에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동일가치노동의 직무 평가기준 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동일가치의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동일노동의 기준은 노동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그 법의 핵심부분이다.
남씨는 지난 5월 이 규정에 따라 차별임금을 받고있는 자신에게
남자청소원과 똑같은 급여를 달라고 학교측을 상대로 임금청구소송을
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남씨가 맡아온 청소작업은 남자청소원의 업무와
동일한 가치의 노동으로 볼 수 없다"면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은 "여자청소원은 옥내 청소업무에만 종사하는 반면
남자청소원은 여자에 게 부적합한 옥외청소, 세차, 야간경비, 도서관및
수영장의 관리업무까지 맡고 있다"고 패소 이유를 밝혔다.
이은영교수(외대 법학과)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남녀의 업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먼저 행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여자는 남자와 같은 책임업무에서 제외되는 직종 차별을 받고
있으므로 남녀노동가치를 평가하기 전에 우선 동등자격의 균등한 기회가
주어졌는지를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교수는 "남녀의 업무가 유사한데도 임금 격차가 있는 경우
여자근로자는 남자근로자와 기술, 노력, 책임, 작업조건이 같다는 사실을
증명할 필요가 없고 사업주가 이를 증명해야 한다"고 법절차에 대해
조언했다.
조순경교수(이화여대 여성학)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 따라
직무를 평가할때 여성노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여성의 부드러움, 섬세함과 같은 장점은 간과되는 반면
남성노동자의 노동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고 우려했다.
남길자씨 사건을 맡고 있는 조용환변호사는 "외형상 남녀 근로자의
일이 달라보인다 해도 남자가 하던 일을 여자도 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동일가치노동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변호사는 근로내용이 외형적으로 달라도 실제로는 동일가치로
평가되는 노동에 종사하거나 처음부터 남녀를 구별하여 다른 직종에
배치하고 나서 차별임금을 지급하는 경우 남녀간 근로가 동일가치임을
증명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