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분신자살한 김기설씨 자살방조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뒤
서울 명동성당에서 은신하다 검찰출두를 위해 이곳을 나서던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27)를 24일 상오9시56분께 성당입구에서 체포,
서울시경 형사기동대소속 중형버스에 태워 서울지검 강력부로 압송했다.
검찰은 이에따라 이날부터 강씨를 상대로 분신자살한 전민련 사회부장
김씨의 유서대필 및 자살방조 여부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강씨는 성당 은신 38일만이자 사전구속영장발부 29일만인 이날 상오
9시께 깔끔한 양복차림으로 성당구내 문화관 2층에서 자신의 심경등을
밝히는 성명을 발표한뒤 검찰출두를 위해 유현석변호사등 변호인단및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소속 신부들과 함께 성당밖으로 걸어나가다
입구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수사관들에의해 중형 콤비버스에 태워진
다음 검찰청으로 향했다.
강씨는 이날 발표한 ''자진출두에 즈음하여''라는 성명에서 "검찰은
민주화운동의 도덕성에 먹칠을 하기위해 나를 자살방조범으로 몰아 모든
방법을 동원한 탈법적인 수사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나는
조사과정에서 헌법에 보장된 묵비권행사로 검 찰의 조작기도에 대응한뒤
법정투쟁을 통해서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하고 "따라서 검찰이
조사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것처럼 발표한다면 이는 강압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또 이 성명에서 "나는 결백하기에 당초부터 떳떳하게
자진출두를 결심하고 있었으나 그동안 그 시기를 놓친것은 증거도 없이
범인으로 단정하는 엄청난 언론공세에 밀려 양심과 진실을 지킬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마련하기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이날 강씨의 검찰압송에는어머니 권태평씨(57)와 변호인단 5명,
김승훈신부등 `정사단''소속 신부5명, 신창균 전민련의장등 재야인사
6명등 모두 20여명이 동행했다.
경갑실 명동성당수석보좌신부는 자진출두시 동행하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 따라 나서지 않았다.
강씨는 명지대생 강경대군의 노제가 치러진 지난달 18일 서강대에서
분신자살한 김기설씨의 유서대필용의자로 지목된뒤 명동성당 문화관
2층에서 국민회의(구대책회의) 관계자들과 함께 농성겸 은신을 해왔다.
강씨는 지난달 27일 검찰의 필적감정결과가 나옴에 따라 자살방조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됐었다.
강씨는 성당 은신중 언론보도를 통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검찰과
대필공방을 벌이다 경찰의 영장강제집행 가능성이 높아지자 지난달 30일과
지난 9일 각각 자신과 전민련 인권위원장 서준식씨가 쓴 서한을
김수환추기경에게 보내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며 신변보호를 요청,
성당측으로부터 자진출두를 전제로 사제관에서 보호해주겠다는 제의를
받기도 했으나 국민회의 관계자들과의 ''의리''등을 내세워 계속
성당문화관에 머물러왔다.
한편 한상열국민회의공동대표와 이수호 집행위원장등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단식 농성 12일째인 이날도 성당문화관 2층에서 농성을
계속했다.
한,이씨는 단식으로 인한 탈수증세등 때문에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있으나 성당측의 병원후송 제의를 거부한채 당초 밝힌대로 오는 29일
열리는 제6차 국민대회에 참가하기 전까지는 단식농성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