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은 13일 북한이 격심한 분열.대립속의 분단 40년을
겪고서야 겨우 자각을 하게 된 듯하며 이제 개방세계로 한 걸음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최초의 신호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국의
뉴욕타임스지가 14일 서울발로 보도했다.
타임스는 노대통령이 이날 동지의 데이빗 생거 기자와 청와대에서 가진
약 1시간 동안의 회견을 통해 북한이 최근 몇 주일 동안 발표한 일련의
성명들을 평가하는 가운데 이같은 인식을 밝히고 한반도의 긴장을 줄이는
하나의 제스처로 남한에 있는 핵무기를 철수하면 어떠냐는 요구에
"무의미한 일"이라고 거부했다고 전했다.
노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이 결국 그들 핵시설에 대한 국제 사찰을
허용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한 것으로 이
신문은 밝혔다.
타임스는 북한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찰허용및 한반도로부터의
미핵무기철수문제가 오는 7월초로 예정된 노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대통령간의 한미정상회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노대통령은 서울이 지난 몇개월동안 87년이래 가장 격렬한 학생시위로
소란했을때 자신이 "인내를 갖고 대처하도록 요구한 목소리"였으나
"데모를 마구 횡행하도록 내버려 둔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어서 공권력을 행사, 시위를 막았고 반체제 지도자들에
대한 검거를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노대통령은 서울의 감옥들이 양심범으로 가득하다는 인권단체들의
비난을 거듭 부인했다고 타임즈는 밝혔다.
노대통령은 고령의 북한 지도자 김일성 정권이 북한체제 자체의 존립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북한이 최근 그렇게도 반대해온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철회한 배경도 김일성정권이 그들 체제 자체의 존립을
우려하여 내린 조치였던 것으로 믿고 있다고 타임즈는 전했다.
이 신문은 노대통령이 "김일성은 북한체제 자체의 존립을 우려하고
있는게 틀림없다"고 말한 것으로 밝혔다.
타임스는 또 노대통령이 북한의 핵사찰 허용시사에 관해 북한이 오는
9월까지 핵안전협정에 서명하며 그들의 모든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찰을
허용할 듯한 제스처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그들의 국제원자력기구에
대한 핵사찰 허용약속이 애매모호한데 대해 매우 조심스런 태도였다고
이신문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지난 85년 핵확산금지협정에 서명,그들 핵시설에
대한 국제감시를 받아야 할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먼저 남한에서
그들의 모든 핵무기를 철수해야 한다며 그들의 핵시설에 대한 국제감시를
반대해왔으나 최근 그같은 조건을 철회한 듯한 입장표명도 있고 아직도
그같은 조건을 고집하는 듯한 발언도 있어 북한측 입장이 무엇인지 혼선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미국의 한반도 핵무기 문제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에
따라 당연히 지켜야할 그들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찰허용문제와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는게 미국의 주장이나 미국내에 미국의 한반도 핵전략이
재고돼야 한다는 소리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