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 한국은행총재는 통화총량을 현수준에서 유지하고 유동성의 과잉
공급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혀 정부의 총통화증가율 확대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김총재는 12일 상오 한국은행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최근 물가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데다 경상수지 적자 확대등으로 경제의 안정기반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 이같은 상황에 비추어 우리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안정기조의 회복과 정착이라고 강조했다.
김총재는 "안정기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통화총량을
적정수준에서 유지하려는 지금까지의 노력을 견지하는 한편 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인플레 기대심리가 진정되지 않는 현재의 상황을
감안하여 유동성의 과잉공급을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김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이용만재무부장관이 단자사개편과 관련,
하반기에 총통 화증가율 상한선을 당초 계획했던 19%에서 2-3%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라고 말한데 대해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총재는 또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고 기업들이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부동산투기와 건설경기의 과열, 금융기관간의
자금편재현상등에 따라 자 금이 바람직스럽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이같은 자금흐름의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건설부문에 대한 대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소비성대출을 적극 차단하여
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흐르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금융기관의 대출자금에 대한 사후관리를 보다 철저히 하여
금융자금이 기술개발, 생산성향상등 성장기반을 확충하는데 사용되도록
하겠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특히 통화를 적정수준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만성적으로
은행자금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기업부문이 스스로의 자금조달능력을
키워나가고 자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