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정양 시신 부검문제를 둘러싼 공권력과 대책위간의 충돌위기가
6일밤 늦게 김양 유족들의 극적인 부검 동의에 따라 급반전 됐다.
김양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이날 밤11시 김양시신이 안치된 백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양 유족들이 가족회의 끝에 부검문제로 인해 또 다른
희생자가 생기는 불상사를 막기위해 부검에 응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7일 상오 10시 대책위측 관계자, 성균관대측 대표,
보도진들이 입회하는 가운데 이정빈 서울대 교수등 부검의 3명의 주도로
부검을 실시, 김양의 사인을 가리기로 했으며 부검결과를 곧바로 공개할
예정이다.
장기표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가족이 부검문제에 대해 당국에
협조한 만큼 당국도 장례문제로 대책위와 실랑이가 없도록 협조해 달라"
면서 " 가족들은 공정한 부검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장씨는 이어 "가족들은 아직까지 당국이 한 마디도 사과나 유감을
표명하지 않는점을 아쉬워 하고 사망현장의 경찰지휘관에 대한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데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는 김양의 언니 김귀임씨,장을병 성균관대총장,박형규목사,
한승헌변호사,유인호 중앙대교수,계훈제 전민련고문등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장총장 일행 4명은 경찰의 병원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던
이날하오 5시부터 대책위와 서울중부경찰서를 각각 방문,자신들이 김양
유족들을 부검에 응하도록 설득하는 조건으로 경찰의 진입유보 약속을
받아내는 중재활동을 폈다.
또 계씨와 김상태 성균관대 불문과 교수등 2명도 김양 유족들에게
"부검을 하지 않으면 또 다른 학생들이 희생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강조,김양 어머니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 가족들은 이같은 주위의 중재분위기에 따라 이날 하오7시부터
8시반까지회의를 갖고 그동안의 부검 절대불가 입장을 바꿨다.
대책위는 김양 가족들이 부검에 응하기로 동의한 데 따라 곧 바로 이
사건주임 검사인 서울지검 임채진검사와 전화통화로 부검 절차를 협의,7일
상오10시 백병원에서 부검을 실시하되 공정한 부검을 위해 검찰과
대책위측 부검의를 같은수로 하고 대책위측 변호인 1명이 입회한다는데
합의했다.
앞서 경찰은 당초 대책위가 부검을 하지않고 장례를 치르기로
발표함에 따라 압수수색영장의 강제집행을 위한 공권력투입이
불가피해지자 하오 1시부터 백병원으로 통하는 간선도로와 골목에 모두
36개중대 4천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지원세력의 접근차단에 나서는 한편
하오 5시부터 중부경찰서에서 중구청장,중부소방서장,한전 소장,백병원장등
유관기관장 10여명과 함께 경찰 투입시 병원입원환자의 안전대책등을 논의,
진입 태세를 완료했었다.
이에 맞서 학생들은 모래주머니와 철조망등으로 만든 바리케이드를
강화하는 한편 화염병 2천5백여개와 수천개의 돌,쇠파이프등을 병원
진입로 곳곳에 내다놓고 극렬한 저항태세를 보여 경찰이 실제로 병원에
진입할 경우 양측 사이에 커다란 충돌로 예기치 않은 불상사가 일어날
우려가 높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