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중 직항로 개설에 의욕을 보이고 있어 빠르면 연말께 북경
또는 상해와 서울을 잇는 직항로가 개설될 전망이다.
4일 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한중 직항로 개설에 대비,
시험비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오는 7월부터 북경-서울간에 주2회,
상해-서울간에 주1회씩 전세기 운항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측의 전세기 시험운항 희망은 항로개설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해 아시안 게임 기간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북경과 상해에 모두 44회( 대한항공 23 왕복, 아시아나 21 왕복) 전세기를
운항했으며 중국도 10회에 걸쳐 전세기를 서울에 보냈으나 연형묵 북한
총리의 방중이후 중국측이 갑자기 전세기 운항을 거부, 양국 항공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었다.
중국당국의 전세기 운항희망은 직항로개설을 염두에 둔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당국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북한이
유엔 가입의사를 밝히는 등 남북한 및 주변국간의 급격한 정세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정부의 대한정책
변화전조라는 성급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은 직항로 개설에 앞서 관제 및 통신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세기를 이용, 시험비행을 실시한다는
계획으로 북경-서울 노선에 보잉 767, 상해-서울 노선에 에어버스 310을
각각 투입키로 하는 등 이미 기종선정까지 끝냈다는 것이다.
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북경에서 열린 한중항공협상에서도
중국측은 취항에 따른 관제 및 통신문제에 큰 관심을 보여 회담에서도
이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중국은 또 북경-서울 노선은 화요일과 토요일, 상해-서울 노선은
금요일에 각각 전세기 운항을 희망하는 등 일정까지 마련해 놓은 것으로
전해져 직항로 개설문제에 관해 모종의 합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중국당국의 전세기 운항계획에 대해 현재
중국본토를 방문하는 대만인이 월 2-3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들은 주로
홍콩에서 중국입국 비자를 받고 있으나 대만인의 경우 홍콩 입국에도
비자가 필요하다고 지적, 이들이 72시간 동안 비자없이 입국이 가능한
한국을 경유, 본토방문에 나서게 되면 중국당국의 전세기 운항은
수지면에서도 충분히 채산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관계자들은 또 모스크바-북경-서울노선 개설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소련이 중소항공협정체결의 전제조건으로 한중간 직항로 개설을
서두르도록 중국정부에압력을 가하고 있는 점도 중국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게한 한가지 요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