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계열인 종합상사들이 계속해서 "실속"없는 매출액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출혈수출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28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지난 70년대 이후 수출드라이브 정책에 편승,
치열하게 매출액경쟁을 벌여 온 현대, 삼성, 대우등 7개종합상사들은
올들어서도 이같은 경쟁을 계속, 덤핑수출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대소경협자금으로 올해 한국이 소련에 수출할 소비재중
폴리에스터 가연사등 일부 품목의 국내 수출창구가 삼성물산, (주)선경,
효성물산, 코오 롱상사등으로 양국정부간에 최근 합의됐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이들 업체가 제시한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소련
대외무역공사(FTO)측에 제시, 물의를 빚고 있다.
또 (주)대우는 지정된 수출창구가 아니면서도 소련 FTO측과
소형전동기와 전화선을 놓고 독자적인 수출상담을 벌여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소련측이 한국정부에 수출창구 변경을 뒤늦게 요구, 한국과
소련정부가 마찰을 빚고 있다.
이같은 사례는 지난 2월말 걸프전이 끝난뒤 대중동 직물류수출 등을
둘러싸고도 벌어졌었는데 당시 국내 종합상사들은 심한 경쟁속에서
덤핑수출을 자행, 부작용을 노출시켰었다.
이는 국내 종합상사들이 매출액을 늘리기 위해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며 매년 "무역의 날"에 정부가 주는 "수출의 탑"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높다.
실제로 현대와 삼성은 올해 자사의 수출목표액을 각각 68억달러로
책정해 놓고선 70억달러를 달성, "70억불 탑"을 차지하겠다며 서로
무리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과당경쟁 때문에 작년에 이들 종합상사의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률은 <>현대 0.10% <>삼성 0.16% <>선경 0.54% <>럭키금성
0.16% <>쌍용 0.46% <>효성 0.07%로 적정배당을 위한 최소한의 수준으로
간주되고 있는 1%에 크게 떨어진 수준이었다.
다만 대우만 1.01%를 기록, 1%를 넘었으나 건설부문을 제외하면 대우도
마찬가지이어서 전체 종합상사들은 2조-8조원에 달하는 매출액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턱없이 적은 "속빈 강정"의 장사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종합상사의 한 관계자는 "이제 국내 종합상사들도 이익을 감안한
"실속"있는 장사를 할때가 됐다"며 "일본 종합상사들은 지난 80년대초
이후 이같은 자국업체끼리의 무의미한 경쟁을 그만두고 순이익경쟁을
벌이고 있어 개인기업은 물론,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