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정부가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외국은행의 국내금융전산망
가입과 외국증권사의 국내 증권거래소 회원 가입문제가 올 하반기에
긍정적으로 처리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방침이다.
또 지난달말 잔액기준으로 13억5천만달러(약 1조원)에 달하고 있는
외국은행국내지점들의 스와프자금(환매조건부외환매각자금)규모를
올해안에는 더 이상 감축하지 않을 방침이다.
동경에서 열린 한.미금융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한 이환균재무부
기획관리실장은 24일 기자들에게 회의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그같은
정부입장을 찰스 달라라미 재무성 차관보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실장은 회의석상에서 금융전산망가입문제는 한국과 미국의 업계가
협의해서 결정할 일로서 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나 국내업계와
외국업계가 그 문제에 관해 실질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수 있는 대화기구를
구성하도록 지원할 계획임을 미국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소 회원권 개방문제와 수수료 배분문제는 증권거래소에서 국내
신설증권사에 대한 문제와 함께 검토가 이루어지도록 중재를 할 계획이다.
재무부는 외환거래규제 완화와 관련, 올 하반기중 실수요증빙이
필요없는 외화인출규모를 현행 1천만달러(대외거래가 연간 1억달러
이상인 기업의 경우)에서 크게 늘리고 외국환은행이 외환매도액을 초과해
사들인 외환매입액중 일정부분(전월 매입 평잔의 2%)을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하던 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해 나가기로 했다.
외환거래시 실수요증빙제도는 환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만든 것인데
이러한 규제가 완화됨으로써 사실상 다소의 환투기가 용인되는 결과를
빚게 된다.
재무부는 또 미국의 수입규제 철폐요구에 대해서는 국산화가 가능한
기계류의 수입때도 장기저리의 외화대부혜택을 주기로 하는 한편
수입유전스(연지급 수입금융)에 대한 제한완화는 국내통화 및 국제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재무부는 외국은행들의 원화자금 조달이 용이해 지도록
양도성정기예금증서(CD) 발행한도를 늘려달라는 미국측 요구에 대해서는
CD발행제도가 전체적인 금리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 앞으로 계속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재무부 대표단은 그외에도 미재무성 대표단에게 미국의
휘델리티투신사와 매뉴펙처러스 하노버 증권사 사무소 설치를 내달중에
허용하는 한편 금리자유화와 대외거래자유화방안은 국내외금리격차,
국내물가수준, 국제수지상황등을 고려 하반기중에 추진계획을 마련,
미측에 제시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한편 이러한 우리의 입장표명에 대해 미국측은 실질적인 내국민대우 및
금융자율화를 위한 조치로써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이러한 조치가
조속한 시일내에 가시화될수 있도록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이실장은 설명했다.
한.미양국은 나머지 금융현안들에 대해서는 하반기에 있을 예정인
제3차 한.미금융정책실무회의(FPT)에서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