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출력으로 발전되던 고리 원전 1호기의 발전이 중단돼 전력예비율이
최악의 상태인 1%로 뚝 떨어져 제한송전의 위기에 처했다.
23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고리원자력발전소는 지난 21일 아침 8시39분
고리원전 1호기의 출력을 조절하는 장치인 전자회로에 이상이 발생, 발전이
정지됐다가 전자 회로를 손질, 곧 발전기를 재가동했으나 22일 밤 9시44분
똑같은 현상이 발생해 가동이 다시 중지됐다는 것이다.
발전용량 58만7천KWH인 고리원전 1호기의 발전중단으로 전력예비율은
지난 20일의 8.2%에서 22일 밤에는 4.4%로 뚝 떨어졌으며 23일에는 1%로
떨어져 다른 발전소의 발전기 하나에라도 이상이 발생, 발전이 중단될
경우 제한송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전은 현재 고리원전 1호기 전자회로의 이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조사중이어서 언제 재가동이 가능할지 전망할 수 없다고 밝혔다.
23일 현재 전국 발전소의 시설용량은 2천1백12만6천KWH이지만 수리중인
발전기를 제외한 공급능력은 1천5백9만2천KWH인데 이날 최대수요는
1천5백75만KWH로 예비전력이 15만2천KWH에 불과, 예비율이 최악의 상태로
낮아졌다.
한전은 이날 간이보수를 끝낸 울산화력 2호기(20만KWH)와
영월복합화력(5만KWH), 풍수대비 점검을 마친 주암수력(2만3천KWH) 운전을
재개했으나 부평내연화력발전소 1-5호기(2만KWH)가 간이보수로 가동이
정지되고 역시 고리원전 1호기의 가동이 정지됐다.
전력예비율이 극도로 낮아져 만일 24일 날씨가 더워 에어콘의 가동이
늘 경우 일부 지역의 제한송전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한전과 동자부는 전력수급점검반을 이날부터 완전 가동, 전력수요가
많은 빌딩등을 순회, 에어콘의 가동을 줄이도록 하고 각 가정도 낮시간
전기사용을 최대한 줄이도록 점검반을 통해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한전은 전력사정의 악화로 제조업체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
자가발전시설을 언제라도 가동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두도록
당부했는데 이미 정전으로 피해가 가장 클 화학제품공장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한전은 이번 발전중단으로 방사능 유출은 전혀 없었으며
안전성에도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