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꽃의 묘종을 싼값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가느다란 가지에 셀 수 없을 정도로 잔뜩 피어 있는 조그마한 꽃들이
마치 안개와 같다하여 안개초로 불리우는 이 꽃은 국내 화훼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려나가는 꽃 가운데 하나.
기계화가 불가능한 화훼작물로서 수출개발 가능 품목에 들어가 있는
안개꽃은 단독으로 쓰이기 보다는 장미. 카네이션, 튜울립등의 배경화로
널리 애용되어 지난 89년도 시장규모가 74억원에 이를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꽃의 묘종증식 개발에 5년 가까이 매달려온 백기엽교수(충북대
원예학과)는 최근 국내 생산업체들이 지금까지 사용해온 기내삽목법에
비해 증식효율이 4-5배 가량 높은 조직배양법의 개발에 성공했다.
생산 단가를 크게 줄일수 있는 이 기술은 특히 광도 3천5백-4천5백
룩스, 배양실온도 섭씨 20-22도, 한천(우무) 농도 1% 유지가
필수적이라는 것.
일찌감치 조직배양에 의한 대량 증식을 시도, 싼 값으로 묘종을
생산해온 화훼선진국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육종사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재배법개발 및 농가보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해의 경우 일본에서 수입된 조직배양묘가 한 주당 1백50원에
거래되어 국내 종묘업계가 큰 타격을 받은 것이 좋은 본보기.
국내에서 이를 재배하려면 생산비만 2백-2백10원이 들고 여기에 이익을
조금남겨 판매하려면 적어도 3백50원은 유지해야 된다는 계산이 나와
가격 경쟁에서 상대가 안된다는게 백교수의 풀이이다.
초여름에 집중적으로 출하되는 안개꽃은 5월엔 1단에 2천원정도이나
6월엔 3천-5천원, 7월엔 1천원-1만5천원으로 껑충 뛰는등 가격 변동이
무척 심하다.
추위에 잘 견디고 키우기가 수월하여 재배 면적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안개초의 국내 종묘 소요량은 약 2백50만주이고 연간 추정
종묘가격은 8억7천만원(주당 3백50원)에 이른다.
백교수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이꽃의 묘종을 싼 값으로 보급할 수
있어 국내 종묘업계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적은 비용으로 꽃의 아름다움을 즐기는데 한
몫을 하게 되었다.
한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인기 화훼의 묘종 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배양실의 시설개선이 시급하다면서 이번에 개발된 묘종
기술을 안개꽃과 배양 특성이 비슷한 카네이션에 적용해볼 계획이라고
백교수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