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대군 장례가 치러진 연세대앞 철길에서 30대 여자가 ''백골단 해체''
등을 요구하는 유서를 남기고 또 분신자살했다.
18일 상오11시40분께 강군의 발인예배가 있었던 연세대 정문 맞은편
철길위에서 이정순씨(38.전남 순천시 생목동 31의6)가 온몸에 시너를
끼얹고 불을 붙인채 10여m 아래 콘크리트바닥으로 뛰어내려 중화상을 입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현장을 목격한 홍승석씨(42.상업.양천구신월동)에 따르면 강군의
운구행렬이 세브란스병원을 떠나기에 앞서 풍물놀이를 벌이던중
철길쪽에서 ''악''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이씨가 온몸이 불길에 휩싸인채
철길위에서 떨어졌다는 것이다.
분신 현장 부근에 이씨가 남긴것으로 보이는 유서에는 "나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랑스런 자녀에게 바치나이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 올립니다. 백골단해체.군사독재 물러가시오. 분쟁은
악입니다" 라고 써 있었다.
이씨가 온몸이 불에 붙은 채 추락하자 인근에 있던 학생 6-7명이
옷가지등으로 불을 끈뒤 병원으로 옮겨 응급치료를 받게 했으나 20분만인
낮 12시께 숨졌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외과차장김승호박사(37)는 "이씨는 전신 90%,2-
3도화상을 입었으며 턱밑 5센티 가량이 찢어진채 턱이 깨져 있었으며
도착 즉시 숨졌다"고 말했다.
이씨가 투신할 당시 철길에는 시민등 1백여명이 있었으나 이들 모두
연세대쪽을 향해 강군의 운구행렬을 바라보고 있느라 이씨의 행동을 사전에
제지하지 못했다.
이씨가 뛰어 내린 철길현장 주변에서는 이씨의 유서와 함께 분신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가스라이터 2개,1만원권 2장, 가톨릭 기도문, 열쇠
3개, 강남 성모병원 평생 진료권, 양말 한 켤레등 유품을 담은 가방이
발견됐으며 전민련 명의로 된 `전 국민의 결사항전으로 노태우
정권타도하자''는 내용의 유인물 50여장이 뿌려져 있었다.
이씨는 고향에서 S여중을 졸업했으며 88년 1월 서울 송파구
가락본동으로 이사 한뒤 지난해 4월 남편 공모씨(48)와 이혼하고 혼자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