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로카르 프랑스 총리가 15일 총리직에서 사임했으며 이에 따라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그 후임으로 에디 크레송 전유럽담당 장관
(여.57)을 지명, 프랑스 사상 최초로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고 위베르
베드랭 엘리제궁 대변인이 밝혔다.
베드랭 대변인은 이날 "미셸 로카르 총리가 미테랑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 사표는 수리됐다"면서 "대통령은 크레송 여사를
후임 총리에 지명했다"고 말했다.
57세의 크레송 여사가 이날 프랑스 총리에 지명됨으로써 프랑스는 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총리직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미테랑 대통령은 이날 하오 8시(한국시각 16일 상오 4시) 전국
생방송을 통해 총리 경질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그는 말했다.
로카르 총리의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발표가 없지만 일부
평론가들은 이번 총리 경질을 통해 미테랑 대통령과 로카르 총리 모두가
실익을 얻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테랑 대통령은 최근 일련의 정치 문제로 궁지에 빠져 있는 로카르
내각에 책임을 물어 총리를 새로운 인물로 경질한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고 아울러 로카르 총리도 총리직에서 물러남으로써 오는 95년도 대통령
선거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가질 수 있게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미테랑 대통령은 지난 88년 7년 임기의 대통령에 재선된 뒤
자신의 오랜 정적이었던 로카르를 총리에 임명했었다.
로카르 총리는 취임이후 보수 야당이 의회에 제출한 11차례의 불신임
동의안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으며 각종 여론 조사에서의 그의 인기는 늘
미테랑 대통령에 근접하는 수준이었다.
크레송 여사가 프랑스의 새 총리직에 오를 것이라는 보도는 이미
로카르 총리가 경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한 지난
14일부터 줄곧 나왔었다.
크레송 여사는 지난해 10월 이전까지 유럽문제 담당 장관을 맡아오다
사직한 뒤 슈나이데르 그룹에 몸담아 왔었다. 크레송 여사는 또 그 이전에
농무 및 통상장관을 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