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들어 국제수지 적자가 계속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중에만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50억달러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제수지 관리를 위한 다각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13일 경제기획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4분기중 경상수지가 38억7천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4월말까지 경상수지 적자누계가 약 47억-48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고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6월말까지 적자규모는
50억달러를 훨씬 상회할 전망이다.
이같은 국제수지 적자는 상반기중으로는 사상최대 규모로 지금까지 연간
경상수지적자가 가장 컸던 지난 80년의 53억2천만달러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정부는 걸프전쟁 종전으로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2/4분기
이후부터는 국제수지가 대체적인 균형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으나 지난 3월
초순이후 우리나라의 원유도입 단가가 배럴당 15-16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수지 적자는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당초 올해 경제운용계획을 짤때 국제유가를 배럴당 25달러
수준으로 잡아 연간 경상수지 적자를 30억달러 정도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고유가부담이 없어진 4월중에도 무역수지는 통관기준으로 무려
11억3천6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 무역외수지와 이전거래를 포함한
월간 경상수지는 약 8억-9억달러의 적자를 보일 전망이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제수지가
계속 큰 폭의 적자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제조업 경쟁력강화시책에 따른
기업들의 설비투자용 자본재도입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수출용 원자재및
소비재수입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4월말까지 수출누계는 2백12억1천만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12.4%밖에 늘지 않았으나 기간중 수입은 2백67억7천만달러로 무려 26.7%가
증가했는데 이처럼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훨씬 상회하는 현상은
최근들어서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를 반영, 5월들어서도 지난 1-9일중 수출은 11억4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5%가 증가했으나 수입은 20억3천만달러로 39.1%가
증가, 이달중에도 무역수지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당국자는 이에 대해 "최근 국제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기업들의 설비투자용 자본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내용면에서는 크게 우려할 정도가 아니다"면서 "그러나 국제
유가의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적자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국제수지
관리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관련, 국제수지 방어를 위해 별도의 수입규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새로운 통상마찰의 원인을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수입억제보다는
수출촉진을 통한 국제수지의 확대균형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