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는 10일 단계적 미군 감축 후에도 계속해서 필리핀내 기지
사용을 주장하는 미국측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오는 98년까지 모든 미군
병력이 필리핀에서 철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군기지 협상의 필리핀측 수석대표인 라울 망글라푸스 필리핀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필리핀이 제안한 7년간의 단계적 미군 감축은
모든 병력의 철수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망글라푸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필리핀이 단계적 감축 기간 후에도
기지 사용 연장을 주장하는 미국의 요구에 동의할지도 모른다는 보도에
이어 나온 것이다.
양측의 기지사용 연장협상은 지난 주 새 기지협정의 기간과 미국이
지불할 기지 사용료 문제에 합의를 보지 못해 결렬된바 있다.
필리핀은 임대기간 7년에 매년 8억2천5백만 달러의 기지 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한 반면 미국은 10년 임대에 연간 5억5천6백만 달러를
지불하겠다고 주장했었다.
망글라푸스 장관은 "우리는 단계적 철수, 철군, 계약종결을 포함,
7년을 최대 임대기간으로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7년 만기가 끝난 뒤 다시 미군 주둔에 관한 제안을 하려면
"필리핀과 새로운 협상을 하고 협정을 맺어야 할 것"이라며 "추후 미국과
새 협정을 논의하는 것이 필리핀 국익에 합치하는지를 검토하기 위해"
필리핀은 기지협상 재검토에 대한 "일방적인" 선택권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