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당중앙위원들에 의한 서기장직 퇴진 기도를 물리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26일 자신의 최대 정적인 보리스 옐친 러시아
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을 비롯한 각 공화국 지도자들에게 앞서 소련을
경제적, 정치적 위기로부터 구하기 위해 9개 공화국들이 합의했던 공동
계획을 지지해 줄 것을 촉구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최고회의 연설을 통해 지난 23일 밤 9개
공화국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승인된 이같은 공동계획에 따라 오는
5월1일 이후 핵심 경제부분에 엄격한 실무관리체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르바초프는 그러나 어떠한 경제 부분에 이같은 엄격한 관리체제가
도입될지와 이같은 체제가 어떻게 운영될지를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다.
발렌틴 파블로프 소련 총리는 25일 당 중앙위 전체회의 연설에서
금융및 회계 부문에 특별 관리제도를 도입하고 운수, 에너지, 연료 등의
분야에 비상사태를 내릴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고르바초프는 이어 지난 23일의 공동계획과 관련, 공화국 지도자들에게
각 공화국내의 비판에 굴복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 이제 그같은 합의를
토대로 함께 일을 해나가자"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최근 있었던 한국 노태우 대통령과의 제주도 회담에
언급, " 우리는 세계 경제에서 높이 평가되고 전도가 유망할 뿐만 아니라
국제 정치무대에서도 탁월하고 적극적이며 건설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한 국가와 훌륭하고도 확고한 관계를 형성해왔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이어 극동및 시베리아 지방의 천연자원 공동 개발계획을
비롯, 현재 한국측과 48개에 이르는 주요 산업및 기술사업이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방문 결과를 설명하면서 일본과의 관계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양국의 영토분쟁 문제에 관한 가이후 도시키 총리와의 협상은
때때로 매우 어려운 일이었으며 다소 극적인 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양국은 지난 2차대전후 소련이 점령한 일본 북방 4개
도서의 장래문제에 관한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르바초프는 또 이날 최고회의 연설에서 " 공산당과 중앙위는 뭔가
잘못돼 있다"면서 자신은 지난 이틀간의 당 중앙위 회의기간중
분노했었다고 설명하고 그같은 당중앙위와는 일을 계속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공산당내 반대 세력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