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로 79회 생일을 맞는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동구식 개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나 그같은 개혁이 지난 46년 이래 구축해온 세계
최고의 권위주의적 독재체제를 붕괴시킬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개혁이냐, 체제 고수냐의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방콕
포스트지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존 라이딩 파이낸셜 타임스 특파원의
평양 발신 기사에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 주석은 동구개혁 이후 북한의
경직된 체제를 개혁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나 인류역사상 제3제국의
독일, 스탈린 시대의 러시아 보다 가장 전체주의적인 정부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현북한 체제의 붕괴를 두려워한 나머지
''위대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북한은 지난해의 흉작으로 그동안 중국과 동남아지역에
식량구매 사절단을 보내왔으며 최대의 교역상대국인 소련이 동구개혁후
모든 거래의 결제수단으로 경화(달러)를 요구하는 바람에 석유수입이 크게
줄어 들어 에너지난까지 겹쳐 생산공장들이 풀가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북한 대성은행 부행장 장건일씨의 말을 인용, 외화가 부족한
북한이 외화획득을 위해 천연자원을 개발하려 하고 있으며 서구자본재의
도입으로 경제를 근대화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북한의 경직된 정치적 콘트롤이 계속되는 한 민중의 불만이
표출될 가능성은 적으나 김정일이 후계자로 권좌에 오르면 그가 아버지인
김일성과 같은 카리스마가 없기 때문에 도전을 받게될 것으로 북경의
북한관측 외교관들은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북한체제가 돌연 붕괴된다 하더라도 한국이 통일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 네이션지는 이날 "김일성은 다음 차례의 사담이가?"라는
제하의 한 동경발신 외신기사에서 딕 체니 미국방장관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가능성에 우려하고 있으며 북한이야말로 사전경고 없이 미군을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지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