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베스메르트니흐 소련외무장관은 금년 봄으로 예정된
소.중 정상회담에 관한 세부사항을 최종 마무리짓고 차관도입 문제등을
논의하기 위해 사흘간의 방문일정으로 31일 북경에 도착했다.
취임후 중국을 처음으로 공식 방문하는 베스메르트니흐 장관은 오는
4월 16일로 예정된 일.소 정상회담 논의차 일본 방문을 마치고 이날 밤
특별기편으로 북경 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이번이 나의 첫 북경
방문이긴 하지만 우리는 논의해야 할 매우 중요한 계획과 의제들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지도자들과의 회담이 완벽하게 잘 진행될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베스메르트니흐 장관은 1일 이붕 총리, 강택민 당총서기, 전기침
외교부장등과 일련의 회담을 가질 예정인데 이 회담의 주요 의제는 한때
공산국가의 ''맹주''로 군림하다 최근 경제문제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소련에 대해 중국이 직물, 식료품, 소 비재등 총 7억1천5백만달러 상당의
상품차관을 제공하는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들은 베스메르트니흐 장관의 이번 방중이 공산주의 양대 거두인
중국과 소련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증후라고 말했다.
전기침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주 중국 정부가 차관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최신예 전투기를 포함한 소련제 무기들을 희망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들을
전혀 근거없는 것 이라고 일축했었다.
베스메르트니흐 장관의 회담 의제는 이밖에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지난 89년 5월 북경을 방문한 이래 최초의 중.소 정상회담을 위한
강택민 당총서기의 모스크바 방문문제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총서기는 지난주 일본의 한 신문과의 회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2년전 중국을 방문한 이래 양국간에는 평화공존에 기반을 둔
새로운 형태의 관계가 구축됐다"고 전제, "지난 2년간 양국 관계는
다방면에서 괄목할만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것이 양국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양국간 국경문제가 아직도 완전한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그 일례로 지적했었다.
그는 또 "중.소 양국 정상회담은 오는 5월 중순경에 개최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강총서기가 오는 5월 15-17일간 모스크바를
방문,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고르바초프 소대통령은 과거 30여년동안 양국간 긴장이 계속되고
적대관계가 고조된 상황에서 중.소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지난 89년 5월
중국을 극적으로 방문했었다.
한때 밀월을 구가했던 중국과 소련은 지난 60년대 전세계 공산운동의
패권과 국경문제를 둘러싸고 급격히 관계가 악화됐다. 양국의 국경 공유
길이는 장장 7천킬로미터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