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들이 근로자장기증권저축의 실적증대에 급급한 나머지
증권당국의 차명계좌 개설금지조치에도 불구, 이 저축의 유치를
위해 차명계좌를 개설 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근로자장기증권저축의 판촉시한을
이틀 앞 둔지난 29일 현재 1천30억원의 수신고를 기록, 목표액 1천억원을
넘어섰는데 지난 1-2월만해도 전체의 5-10%에 불과했던 주식형 증권저축의
비중이 33.3%까지 늘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월들어 본.지점의 각 부서가 회사측으로부터 할당받은 저축유치
목표액을 달성하기 위해 주식형 저축계좌의 금액과 고객예탁금에 지급하는
이자가 모두 연 5% 라는 점을 이용, 고객예탁금을 빼내 차명으로
장기증권저축 계좌를 개설하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근로자장기증권저축의 발매 초기부터 줄곧 업계 1위를 고수해온
대우증권은 29 일 현재 1천1백12억원의 수신고를 기록, 목표액인
1천2백억원에 거의 근접했으며 29 일 하루에만 1백23억원을 유치했는데
이중 상당액이 차명계좌를 통해 입금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 3월말까지의 저축목표액을 5백억원씩으로 설정하고 있는 동서.
럭키. 쌍 용투자증권도 29일 현재 4백47억원, 4백41억원, 4백19억원을 각각
기록해 목표액에 거의 다가서고 있다.
*** 근로자 장기증권저축 실질증대 위해 ***
최근들어 고객예탁금이 대폭 감소하는 추세임에도 근로자장기증권
저축의 수신고가 이처럼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종합경영평가제를
의식한 증권사가 차명계좌를 개설해서라도 무리하게 저축실적을 늘리기
위해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저축이 발매된지 2개월반이 지난 25일 현재 중도해약된
계좌수는 증권전산(주)의 집계 기준으로 모두 1만5천3백계좌를 달하고
있으며 판촉기간이 끝 난 직후인 4월부터는 대량의 해약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증권감독원은 지난달 15일 차명게좌 금지조치를 취했으나 각 증권사는
이미 감독원의 감사에 대비, 문책을 모면할 수 있는 차명계좌 은폐 및
관리방안까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