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기업들은 극심한 자금난에 따른 이자부담의 증가로
매출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소폭의 증가에 그쳐 채산성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장사들이 자금난 속에서도 유상증자와 기업공개가 억제돼
자기자본 조달이 어려워지자 외부차입금을 대거 도입함에 따라 부채비율이
높아지는등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돼 기업체질의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6일 대신경제연구소가 15일까지 주총을 마친 12월 결산법인
4백65개사중 금년초 신규상장됐거나 지방에 본사가 있어 결산자료가
입수되지 않은 64개사를 제외한 4백1개사의 지난해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모두 1백25조9백22억원으로 89년의
1백5조6천6백73억원에 비해 18.4%가 증가, 수출부진과 걸프사태에 따른
유가인상 등의 악조건하에서도 큰 폭의 신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외형신장세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체의 순이익은
2조4천5백26억원으로 전년의 2조4천3백69억원에 비해 0.6% 증가하는데
그쳐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다.
더욱이 시중 자금난에 따른 실세금리 상승의 혜택을 입어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은행을 제외한 제조업체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18.1%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오히려 6.1%가 감소해 제조업체들이 실속없는 장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제조업체의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것은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채산성을 무시한 채 수출물량 확대에 치중한데다 자금난에 따른
외부차입금의 증가로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부분을 이자로 지급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같은 차입금의 증가로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돼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은 89년의 1백67.9%에서 지난해에는 2백1.6%로
높아졌으며 금융비용도 지난해 모두 3조3천1백47억원을 기록, 89년에 비해
22.1%가 늘어나 매출액증가율을 크게 앞질렀다.
한편 은행을 제외한 제조업체와 무역업, 건설업등 비제조업체의
지난해 수출액은 총 39조1천5백7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0.2% 증가했으나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9년의 35.7%에서 33.3%로 낮아져
기업들의 영업전략이 내수위주로 전환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신도시건설과 도로, 항만등 사회간접자본
투자확대로 전례없는 호황을 누려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32.8%와
6백23.7%나 증가했으며 운수장비업은 수출부진에도 불구하고 신종차
개발에 따른 내수증가로 매출액은 72.8%, 순이익은 31.4%가 늘어났다.
또 은행은 89년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자산증가와 실세금리
상승으로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24.1%와 40.9% 증가했으며 기계업은
기업들의 시설투자확대로 매출액은 24.8%, 순이익은 25.8%가 신장되는
호조를 보였다.
이밖에 민간소비지출과 내수경기의 호황으로 식료, 제지, 제약등
내수업종이 큰 폭의 영업신장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수출경기 부진이 계속돼 수출비중이 높은
전자업체는 매출액이 13.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오히려
27.8% 감소했으며 무역업도 매출액은 15.2%가 신장된 반면 순이익은
46.2%가 감소해 내수업종과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