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증시는 장기화조짐을 보이던 걸프전쟁이 예상보다 빨리
종전될 가능성도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아
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수서택지 특혜분양사건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대우조선 노조의
전면파업도 김우중회장이 직접협상에 나섬으로써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는 등 이달들어 증시의 장세를 압박했던 사회불안심리가 차츰
해소되가는 추세를 보인 것도 투자심리회복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투자심리가 차츰 회복돼가는 가운데 발표된 이라크의
조건부 철군제의는 지난해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후 "외부
요인"에 의해 지루한 침체장세를 계속했던 증시가 이번주부터 에너지를
되찾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라크가 내세운 쿠웨이트 철군조건들이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이기는
하나 일단은 이라크가 당초의 강경입장에서 다소 후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제2의 월남전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감이
상당부분 약화된데다 걸프사태 이후 국내주가가 동경 등 해외증시에
비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주 증시는
걸프전쟁의 추이에 따라 활황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지난주초인 11일에는 매도세나 매수세가 모두 "좀 더
지켜보자"는 관망자세를 유지,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주가도 전날(9일)에
비해 1.70포인트 떨어지며 종합주가지수 6백30선 아래로 밀려났다.
그러나 이라크정부가 휴전제의를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전해진 지난 12일에는 전업종에 "사자"주문이 쇄도, 주가가 전날보다
18.54포인트나 오르며 일시에 종합주가지수 6백50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이날 각 증권사 객장에는 투자종목을 선택하려는 일반투자자들이
몰려들며 "큰손"들의 대량매집설이 나도는 등 증시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아 매수시점을 기다리는 증시주변자금의 규모가 만만치 않음을
입증했다.
투자자들은 걸프전쟁의 장기화라는 악재가 이미 대부분 반영돼 주가가
바닥권에 접어들었을 뿐 아니라 설날 연휴기간에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이
지상전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는 기대감으로 선취매에 나서는 양상이었다.
연휴 전날인 13일에는 전날의 급등에 따른 대기매물과 미수금, 미상환
융자금 등 정리매물의 출회로 주가가 하락세로 반전,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3.20포인트 떨어진 6백44.91을 기록했다.